유치원 관계자 "지난달부터 균열 나타나 지속적으로 항의"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 가량이나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유치원이 심하게 파손돼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동작소방서는 이날 오후 11시 22분께 신고를 접수해 현장에 출동했으며 7일 현재 동작구청, 경찰 등과 협조해 현장을 통제 중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 벽체가 무너져 근처 지반이 침하했고, 이로 인해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울어졌다.

소방서는 "건물이 기울어진 정확한 각도는 전문 기관에서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다세대주택 공사장은 폭 50m에 높이 20m짜리 흙막이를 설치하는 공사가 80% 가량 진행된 상태였으며 이 사고로 전체 폭 중 40m가량이 무너져 흙이 쏟아졌다.

흙막이(축대)는 지반을 굴착할 때 주위 지반이 침하·붕괴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세우는 가설 구조물을 가리킨다. 구조물의 형태에 따라 옹벽이라 불리기도 한다.

공사장과 유치원에 사람이 머물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동작구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7일 0시께 상도4동 주민센터에 임시대피소를 마련해 근처 주민을 대피시켰고, 이후 6곳의 숙소에 주민을 분산시켜 수용했다.

당초 대피 인원은 70여 명, 50여 명, 31명 등으로 알려지며 혼선을 빚었으나 동작구청은 이날 오전 2시30분 현장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어 "22세대의 주민 38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대피한 주민 중 1명은 투병 중인 점을 고려해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국은 또 유치원 건물의 전기와 수도, 가스를 차단해 사고에 대비했다.

한편 서울상도유치원 관계자는 "지난달 유치원 교실 안 균열이 심하게 나타나 (공사업체에) 지속해서 항의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유치원 바닥에 30~40㎜ 크기의 균열이 발생했었다"며 "지속적인 항의에도 감리사 측이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상도유치원은 올해 5월 구조 안전진단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6월과 7월 1·2차 계측에서는 별다른 이상징후가 없었지만 8월 22일 3차 계측에서 이상징후가 발견됐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