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심재철·김진태, 각각 공동보도문 3개항 공개비판
"北에 휘둘렸나…'우리민족끼리' 수용했는지 명백히 밝히라"

(사진=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실 분석자료)

남북 첫 고위급 회담 공동보도문이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문구와 유사점이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공동보도문과 김정은 신년사' 대조표를 게재하면서 "남북회담 공동보도문이 김정은 신년사를 베껴왔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5선의 심재철 국회부의장도 보도자료를 통해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현장에서 초안 작성의 주도권을 뺏긴 결과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뒷맛이 개운찮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이 제시한 대조표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라고 언급했고, 공동보도문은 "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라고 했다. 또 김정은은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하자고 했는데, 공동보도문은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자고 했다.

김정은은 이와 함께 남북간 "접촉과 래왕(來往),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하자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거론했는데, 공동보도문에는 남북간 "접촉과 왕래(往來),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며 민족적 화해화 단합을 도모하기로 하였다"고 유사한 문구가 들어갔다.

이밖에 김정은은 남북관계를 "'우리 민족' 내부문제이며 '북과 남이 주인이 되여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 민족끼리의 원칙"에서 풀어나가자고 했고, 공동보도문은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고 밝히고 있다. 

이 중 공동보도문의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라는 문구는 북한 매체들에서는 김정은이 언급한 '우리 민족끼리의 원칙에서'로 바뀌어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심 부의장은 "김정은이 평창올림픽과 남북대화를 대화공세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을 알고도 수용한 것인지, 아니면 최전선에 나간 우리 대표단들이 김정은의 신년사 내용을 몰랐던 것인지 정부 당국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북한의 이른바 '우리 민족끼리'를 수용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백히 설명해야 한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발 나아가 "벌써부터 김정은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받아적는 공동정권이 된 건가. 아니면 문구 하나도 새로 작성할 능력이 없는 것이냐"라며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한국 대표단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북측에 휘둘렸다는 것이고, 모르고 있었다면 더욱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북측은 이 공동보도문에도 만족하지 않고 별도의 북측보도문('평창' '참관단' 등 삭제)을 냈다. 그럼 공동보도문이라 할 수도 없는데 (문재인 정부가)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며 "이러고도 남북 긴장 완화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자화자찬을 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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