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누가, 어떻게 동학'난'에 참여했는지 밝힐 객관적 자료없어"
"지금 돈 잔치 벌이면 별 해괴망측한 사기판이 벌어지기 십상"
"역사는 해석의 대상이지, 처벌과 보상의 모티브가 아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냉소적 반응 잇달아..."임오군란, 임진왜란 피해자도 후손 등록해야"
"과거만 치우쳐...대한민국을 아예 조선으로 바꾸질 그런가"

문재인 정부가 120여 년 전 일어난 동학농민운동 참여자들의 명예회복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임오군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도 다루도록 탄원해야 한다’며 냉소어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성현 자유시민연대 대표 겸 이런선한교육문화운동본부 대표 또한 현 정부의 행태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페이스북 글 캡처
페이스북 글 캡처

박 대표는 5일 밤 늦게 페이스북에서 ‘동학 내세워서 돈 받을 생각은 없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신의 할아버지가 ‘동학 고흥 책임자’였다고 밝힌 뒤 ‘동학농민운동 참여자들의 명예회복 사업’과 관련해 세 가지 문제점을 제시하며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어 “역사는 해석의 대상이지, 처벌과 보상의 모티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첫 번째로 “동학'난'은 하나가 아니라 세 흐름”이라며 정부가 동학농민운동에 대해 동일한 한 갈래로 인식하는 사관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동학농민운동과 관련해 “대원군을 옹립하려는 정치투기 흐름(전봉준), 시대착오적 피바다 농민혁명 흐름(김개남), 처음(1894년 봄, 여름)엔 전봉준/김개남 봉기를 주저앉혔다가 일제가 왕실을 장악한 이후, 1894년 가을에 결국 봉기하게 된 주류(최시형)”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또한 “또다른 문제는 누가 동학'난'에, 어떤 문맥에서 어떻게 참여했는지, 지금에 와서 밝힐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제법 알려진 간부진이 아닌 다음에야… 수많은 민초가 이름없이 참여했다 숨지거나 혹은 패가망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돈 잔치 벌이면 별 해괴망측한 사기판이 벌어지기 십상이다. 심지어는 별 이상한 개족보를 만들어 "나, 동학 후손이랑께~"라고 외치며 돈푼 뜯어내려는 자들도 생겨나기 십상”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 동학을 조명하는 역사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사[업]자들은 엥겔스(마르크스와 함께 공산주의를 창시한, 마르크스의 동업자) 저작 '독일농민전쟁'에서 나타난 농민계급투쟁으로 동학'난'을 본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이름이 (동학을 쏙 빼고) '갑오농민전쟁'이다”라며 “이런 식의 사관으로 동학을 재조명하고 이에 대해 후손에게 돈푼 쥐어준다? 이는 (최제우-최시형으로 이어지는) 동학 주류에 대한 극악무도한 모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니 제발 집어 치우기 빈다. 동학 후손 중에 가장 큰 고난을 당하고 있는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 할아버지가 경북 상주 동학 책임자였다”며 모순된 측면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시민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임오군란, 갑신정변, 임진왜란 병자호란도 피해자 후손 등록 받고 보상 받아야지”, “대한민국을 아예 조선으로 바꾸질 그러냐”라며 냉소어린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단군까지 가야되는거 아니냐. 세금이니까. 그냥 고조선시대부터 하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들고 뛰어 다녀도 세계속에서 경쟁력이 모자랄 판에 과거만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는 5일부터 유족 등록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동학농민운동 참여자의 직계비속 중 자녀와 손자, 증손자, 고손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심의위 측은 “유족으로 인정되면 한 때 ‘동학난’, 즉 난동자로 폄하됐던 참여자들의 유족도 ‘시민혁명가’의 자손이란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출받은 신청서를 토대로 심의 및 의결을 거쳐 내년 말까지 통보할 계획이다. 위원회의 운영과 사무처리는 전북 정읍에 위치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수행한다.

앞서 동학농민운동 심의위원회는 노무현 정권 당시 2004년 '동학농민혁명 특별법'에 따라 국민총리 소속 기관으로 출범해 2009년까지 3,644명의 참여자와 1만567명의 유족을 등록하고 활동을 마친 바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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