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 現정부 경제정책 질타..."논리적 근거와 구조 설계 없어...세뇌만"
"나쁜 결과 만든다는 증거 나왔는데 개혁과 혁신이라고 강변하면 실현되나?”"
정부 겨냥해 “후진기어 놓고 액셀밟아서 뒤로 가는데...더 쎄게 밟겠다는 얘기”
"여의도에서 온종일...의원들에게 소득주도성장론의 부당성 증거제공 위해"
"생경한 자리를 전전하는 오늘이 슬프고...그들의 무도함에 화가 나"
“나라가 망할려고 자살을 하고 있고 그들이 기업들을 타살하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논리적 근거와 구조 설계’도 없이 용어를 통한 국민 세뇌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페이스북 화면 캡처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 교수는 5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오늘 여의도에서의 긴 하루’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 정부가 ‘포용성장으로 경제 체제 전환을 위해 순간의 고통을 참아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지금 집권세력은 국민은 세뇌하면 먹힌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제(체질)를 전환한다는 말이 무엇인가? 소득성장을 포용성장이라고 이름을 바꾸면 역진하던 경제가 돌연 전진하나?”라며 “(이는) 후진기어를 놓고 액셀을 밟아서 뒤로 가는데 더 쎄게 밟으면 돌연 앞으로 간다는 이야기다. 그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현 정부를 겨냥해 “자신들이 하는 일들이 더 나쁜 결과를 만든다는 증거가 나왔는데 개혁과 혁신이라고 강변하면 그게 실현되나?”라며 “Change for better 는 "better"에 대한 분명한 논리적 근거와 그것으로 이끌고 갈 mechanism (구조 설계)가 있어야 한다. 그게 분명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 경제정책을 이끄는 이들에 대해 “마키아벨리식의 정치공학적 사고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국민을 세뇌시키면 호박이 수박이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틀림없다. 거기에 이해찬이 나섰고 대통령은 포용성장이란 새로운 포장지를 들고 나섰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또한 자신이 걸어온 학자로서의 길이 아닌 생경하고 어색한 자리를 전전하는 심경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여의도에서 온종일을 보냈다. 가고 싶은 자리들은 아니었다”며 “한국당 30-40명의 국회의원들에게 소득주도성장론의 과격성, 사기성, 부당성의 논리와 증거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좌파 (포스트) 케인지안은 이단적이고 마르크스의 후예들이고 포스트 케인지안 중에서도 홍장표는 가장 극단적인 친노동, 분배주의자라로 뼛속까지 모던 막시스트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소상공인들의 정부 규탄 원탁회의 사회를 보며 그들의 절규를 듣고 또 참석한 정치인들에게 이슈를 정리해서 투쟁을 독려하기 위해 길거리에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자신의 이러한 모습과 관련해 “학교가 아닌 길거리인 여의도에서 보냈다. 학자로서는 타락 아니면 일탈이다. 그리고 내게 잘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과 같은 생경함의 나날”이라며 “많이 슬프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고 그 생경한 자리를 전전하는 오늘이 슬프고 나 자신이 처량하고 그들의 무도함에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 교수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나라가 망할려고 자살을 하고 있고 그들이 기업들을 타살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중소상공인에게 오늘 마지막으로 부탁했던 말이 있다. 정부와 정치권에게 사업하는 자유를 달라고 할 것인지, 혜택을 달라고 할 것인지 당신들도 선택해야 한다”며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한 행사장에서 마주한 현장을 묘사했다. 이 교수는 “자영업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최저임금이 감당 안되어서 직원을 내보내고 암투병 중인 아내가 일을 하고 있다고 목이 메이는 증언을 한다”며 “무엇이 나라를 이렇게 만들고 있나? 어떤 미친 이념과 편견들이 이런 미친 짓을 벌이고 있나?”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낮에 내 학생들을 방기하고 연구실을 비우고 여의도에 있었던 시간을 보상하기 위해 또 잠을 희생해야 한다. 그렇게 밤이 깊어 간다”며 글을 맺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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