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김정은 만나 文대통령 친서 전달...어제 저녁 귀환
美상원의원 "北, 비핵화 의도 없다...南北정상회담, 비핵화에 도움돼야"
특사단 오전 9시 평양 도착...靑 "특사단, 고려호텔 39분 환담 후 다른 곳 이동...면담대상 알려오지 않아"
文, 트럼프에게 "김정은과 만나기 위해 평양에 특사를 파견"
특사단, 北주장하는 ‘先종전선언 後비핵화 조치 이행’案 제시한 듯
‘9월 평양 南北정상회담’ 및 ‘종전선언’ 제안 가능성
헤일리 "서로 악수하고, 미소 짓는다고 국제사회가 北탄도미사일 개발 용인하지 않는다는 점 김정은에게 알렸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출발하고 있다. 특사단 5명은 특별기를 타고 서울공항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한다. (오른쪽부터)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출발하고 있다. 특사단 5명은 특별기를 타고 서울공항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한다. (오른쪽부터)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對北) 특별사절단이 5일 당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뒤 귀환했다.

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오후 밝혔다. 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특사단은 만찬 후 평양에서 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에 따라 방북 결과 브리핑은 내일(6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사단은 이날 오후 8시 40분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공군 2호기에 탑승해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 뒤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오후 9시 40분께 서울공항에 귀환했다.

앞서 특사단은 이날 오전 9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고려호텔에서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환담 후 다른 장소로 이동해 공식면담을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전 9시 평양 국제비행장에 도착한 특사단은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통전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았다"며 "이어 고려호텔로 이동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북특사단은 고려호텔 38층 미팅룸에서 김영철 부위원장,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39분 동안 환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은 20분간 환담후 자리를 떴으며 특사단 일행도 10시 22분 공식면담을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윤 수석은 이같은 사항을 대북특사단이 팩스를 통해 보고해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된 대북 특별사절단은 성남공항에서 평양행 공군 2호기에 올랐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공항까지 배웅을 나왔다.

천 차관의 오른손에는 문 대통령의 친서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갈색 가죽가방이 들려 있었다.

정 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사단을 태운 공군 2호기는 7시40분께 이륙해 북한으로 향했다.

대북 특사단은 북한 김정은이 주장하는 ‘선(先) 종전선언 채택 후(後) 비핵화 조치 이행’ 안을 들고 평양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은의 비핵화 초기조치 구두 약속 ▲9월 중순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 ▲9월 하순 유엔 총회에서 3자 또는 4자간 종전선언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 이행 등을 북한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북 비핵화 대화 교착 국면에서 또다시 중재를 자처하고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한미동맹만 악화시키고 북한의 입장만 강화시켜 미국의 북한 비핵화 노력을 방해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김정은과의 만남은) 확정되지 않았다. 평양에 도착한 후 세부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기 위해 평양에 특사를 파견한다"며 "추후 이 만남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대북특사단의 이번 방북에 대해 미국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은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전혀 안 하고 있으며 현재 비핵화할 의도가 없다"며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 기회를 얻을 목적으로 대화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딘 의원은 "곧 열릴 남북정상회담이 비핵화를 진전시키길 바라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권에 대한 가장 중대한 위협은 인권유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에 도움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 9월 의장을 맡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문제에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과 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국제사회가 제재와 함께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해 강경한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라며 "단지 악수를 하고, 서로 미소를 짓는다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김정은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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