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 유스게임 대신 아시아·태평양 유스게임 개최
올림픽 '중화 타이베이' 명칭 바꾸기 52만 명 서명

대만 총통부 [펜앤드마이크 조준경=타이베이]
대만 총통부 [펜앤드마이크 조준경=타이베이]

지난 7월 24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 주도의 동아시아 올림픽위원회(EAOC)에 의해 내년 8월로 예정된 동아시안 유스게임 개최권을 박탈당한 대만 타이중(台中)시가 그 대안으로 '아시아·태평양 유스게임'을 자체 개최하기로 했다고 대만 연합보 등 주요 언론이 4일 보도했다.

린자룽(林佳龍) 타이중 시장은 지난 3일 동아시안 유스게임 유치를 기념한 조각 공원 제막식에서 동아시안 유스게임을 치르지 못하는 대신 제1회 '아시아 태평양 유스게임'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린 시장은 총통부, 행정원 및 전문가와 토론을 거쳐 '아시아·태평양 유스게임'의 타이중 개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회 개최안과 경기 내용은 행정원과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린 시장은 대회 규모에 대해 동아시안 유스게임은 지역 올림픽위원회가 개최하는 경기로 참가 대상이 8개국으로 적지만, '아태 유스게임'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그 대상으로 삼아 참가 선수와 팀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막식에 참석한 장징썬(張景森) 행정원 정무위원은 자신의 참석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면서 타이중시가 국제 스포츠대회를 개최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원은 오는 7일 관련 회의를 열어 타이중시의 아태 유스게임 개최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7월 대만의 올림픽 국가명칭 바로잡기 운동을 문제 삼아 타이중시의 제1회 동아시안 유스게임 개최권을 박탈했었다.

대만에서 오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대만의 명칭을 '중화 타이베이'(차이니즈 타이베이)에서 '대만'으로 바꾸자는 국민투표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을 꼬투리 잡은 것이다.

현재 이 운동에 52만명이 서명하면서 연말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에 부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5월 초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 회의에서 '중화 타이베이' 명칭 변경 신청이 들어와도 이를 심의하거나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바 있다.

대만의 올림픽 국가명칭 바로잡기 운동은 ‘하나의 중국’원칙을 주장하는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별개의 나라로 대우받게 하려는 취지가 담겨있다.

지난달 27일 타이베이에서 본 기자와 만난 택시기사 A씨는 “양안 관계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중국 주도의 통일에 반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택시기사 B씨는 “대만 같은 민주주의 국가가 어떻게 공산당 독재국가의 지배를 받아들이냐”며 “리덩후이(李登輝-제3대 대만총통)도 중국이 민주화되지 않으면 통일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이념적인 반대의견을 내비쳤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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