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관영 신문, 2일에 이어 3일에도 '판박이' 1면..."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추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아프리카 53개국 정상을 만난 가운데 중국의 주요 신문들이 1면의 기사 제목부터 사진 배치까지 똑같이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인민일보, 해방군보, 경제일보, 광명일보 등 중국 4대 관영 신문은 지난 3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만난 사실을 일제히 다뤘다.

그런데 이들 4대 신문 신문들은 '시 주석이 중-아프리카 협력포럼에 참석, 아프리카 국가와 국제기구 지도자들을 만났다'는 1면 헤드라인부터 시작해서 부터 신문의 1면 주요기사 제목, 내용, 편집 순서가 모두 똑같았다.

이는 2면으로 이어져 시 주석이 주요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만나는 사진들도 똑같이 실렸다.

다만 경제일보만 시 주석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회동을 1면에 추가로 다뤘다.

앞서 2일에도 4대 신문은 1면에서 똑같은 기사 제목과 내용, 편집 순서로 시 주석과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회동을 다뤘다.

이에 중국 내에서는 아무리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라고 할지라도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판박이 편집'을 선보이는 것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나온다.

인민일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로 중국에서 위상이 가장 높은 매체이고, 해방군보는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경제일보는 국무원 직속의 경제 전문지, 광명일보는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소속 매체다.

웨이우후이(魏武揮) 중국 상하이교통대학 부교수는 "이들 매체는 대중이 자신들을 창의적으로 보느냐 아니냐에는 신경 쓰지 않으며, 다만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추종할 뿐"이라며 "이들 매체의 편집자들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매우 신중을 기한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신문의 편집자들이 독자적인 기사나 논조를 선보였다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눈 밖에 나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무척이나 신경을 쓴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위에서부터 인민일보, 광명일보, 해방군보, 경제일보의 3일자 1, 2면
위에서부터 인민일보, 광명일보, 해방군보, 경제일보의 3일자 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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