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기업대출 증가액 16조원으로 가계대출의 5배

올 상반기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 기업대출 증가 규모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자영업자들이 2금융권의 기업대출로 쏠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 6월 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147조7333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6조3180억원 증가했다.

반면 6월 말 비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317조1867억원으로 작년 말과 견줘 3조2951억원 늘었다. 비은행 기업대출 증가액(약 16조원)이 가계대출 증가액(약 3조원)보다 5배에 이르는 것이다.

매년 상반기 비은행 가계대출은 2015년 6조5318억원에서 2016년 17조9956억원, 2017년 13조6172억원까지 불었다가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의 영향으로 올해 3조 가량으로 감소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비은행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대출 수요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을 통한 비은행 기업대출로 우회해 규제 망을 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증가하는 비은행 기업대출의 상당 부분은 개인사업자가 밀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 기업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2016년 말 24.4%에서 작년 3분기 말 27.5%로 3.1%포인트 올랐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작년 3분기 말 6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3% 급증했다. 증가율은 비은행 법인기업대출,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비은행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로 가계대출은 감소시켰지만 '생계형 대출'에 가까운 비은행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만 증가시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은행 대출은 일반 은행 대출보다 취약도가 높고 대출금리가 높다.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가 높은 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의 대출 규제책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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