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통화여부엔 'NCND'…"한미 이간질? 나라도 할 것"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영상 캡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핵 단추' 위협 등 '말 폭탄'을 주고 받은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의 '대화', '좋은 관계'를 언급하는 등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은과 아마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내가 관계를 맺는 데 사람들이 놀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김정은과 직접 통화한 적있느냐는 물음에는 "거기에 대해 논평하고 싶지 않다"며 "내가 대화를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말하지 않겠다"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당장이라도 김정은과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면서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 등에서 김정은을 "미치광이", "나쁜 녀석", "키 작은 뚱보"라고 비난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한 미사일 발사 도발을 반복한 것을 두고 "로켓맨"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국내외 공식 연설 등에서는 북한을 6·25 전쟁 상대국이자 최악의 인권탄압국으로 규정하는 발언을 지속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SJ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북 강경 어록을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로 지칭하고,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 내 가장 친구가 되는 일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나는 이런 사례를 20개, 30개를 들 수 있다.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미루기로 한 것에도 "북한에 좋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자평했고, 중국이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을 칭찬하는 한편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남북대화 등으로 한미동맹을 이간질을 시도한다는 관측은 인정하면서도, 예측 가능한 범위의 행동임을 시사했다. 그는 "내가 그들이라면 나도 똑같이 시도할 것"이라며 "나는 어떤 사람들보다 '쐐기(wedge)'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여기서 언급된 '쐐기'는 우리나라의 '쐐기를 박다'는 용례와 달리, 한미 동맹과 같은 연대 관계에 있어 약한 연결고리를 끊는 수단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한 일본 언론은 앞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미국에는 핵 위협을 가하고, 한국에는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강온양면'의 태도로 '한미일 공조에 쐐기를 박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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