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공군 출신 정경두·여성장관 '민변' 진선미 기용
고용 이재갑·산자 성윤모…약 30% 교체로 '文정부 2기' 닻 올려
'우병우 감찰' 이석수 국정원 기조실장 발탁…방사청장 왕정홍
문화재청장 정재숙·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文키즈' 양향자
한국당 "바꿔야할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인식"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장관급 5명, 차관급 4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임에는 재선의 더불어민주당 유은혜(56) 의원을 지명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재갑(60·행정고시 26회)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재선의 민주당 진선미(51·사법고시 38회) 의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성윤모(55) 특허청장을 각각 발탁했다. 또한 거취 논란이 일었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교체됐다. 문 대통령은 송 장관 후임에 정경두(58)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지명했다.

차관급인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방위사업청장은 왕정홍 현 감사원 사무총장, 문화재청장은 정재숙 현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양향자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각각 임명됐다.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유은혜 의원은 50대 여성 재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유 후보자는 서울 송곡여고를 졸업해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 입학했으며, 고(故) 김근태 의원과 연을 맺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에서 부대변인을 맡아온 인물이다. 19대 총선 때 여의도에 입성해서도 원내대변인과 당 대변인을 차례로 지냈다. 또한 작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내는 등 ‘친문’ 인사이다.

여성부장관에 지명된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전북 순창 출신으로 1996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김형태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덕수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5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 여성인권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20대 총선에서 서울 강동갑 지역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으며, 문재인정부 집권 초반 당 ‘적폐청산위원회 간사’를 맡아 이명박·박근혜정부를 비판하는 데 앞장섰다. 또한 변호사로서 BBK 사건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정봉주 전 의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패널 김어준·주진우 씨 등을 변호한 바 있다.

해군 출신인 송영무 예비역 대장이 문재인 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한 데 이어 연거푸 '비육군' 출신이 국방수장 후보자에 올랐다. 정 의장은 작년 군 수뇌부 인사 때 합참의장으로 뽑혔을 때도 비육군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이와같이 육군이 배제된 인사에는 현 정부가 육군을 바라보는 의중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최근 경제지표 악화에 따른 논란이 불거졌지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등 집권 1기 경제팀은 대부분 유임됐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방증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축사를 통해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기조로 가고 있다"고 밝히고,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는 "정부는 우리 경제정책 기조를 자신있게 흔들림없이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권은 현 경제지표 악화가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기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경제정책기조 수정과 경제팀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만큼, 향후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기국회 직전에 이뤄진 개각 시점에 따른 논란도 예상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와 예산안 편성 이후 1년간 국정과 부처 운영에 대해 평가해야하는 시점에서, 해당 업무 최고 책임자들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정감사와 새해 예산안 심사를 해야 하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상당 수 부처의 장관을 바꾸는 것은 입법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1년 이상 국정을 이끌어온 책임을 물을 사람을 바꾸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한편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하며 민생경제를 도탄에 빠뜨린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불과 1년 만에 대한민국을 혼돈의 도가니로 만든 해당 부처 장관을 이제야 교체하는 것은 늦어도 너무 늦은 개각"이라며 "더불어 기재부, 국토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등 대다수 부처가 대통령 눈치만 보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 구성 전체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바꿔야할 것은 사람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인식"이라며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 방식을 내각 중심으로 전환하고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는 등 국정기조 전반을 다시 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일갈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유은혜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내정자
유은혜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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