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비행기나 열차 통해 중국으로 보내진 듯…駐中대사관 등 통해 파악"
北은 전날 "법 위반으로 단속돼 조사받았다"면서 "관대히 용서하고 추방"

지난 12일 북한 관광 도중 현지 시설 촬영을 이유로 억류당한 일본인 남성이 보름여 만인 27일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일본 교도통신 등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이 남성은 비행기나 열차를 통해 중국으로 보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알렸다. 일본 정부는 중국 베이징 주재 자국 대사관과 선양 총영사관을 통해 이 남성의 소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기모토로 알려진 남성은 한 외국 여행사를 통해 관광 목적으로 북한에 들어간 뒤 평양 서쪽에 위치한 남포시 군사시설을 촬영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12일 북한 당국에 의해 구속·억류된 것으로 전해진 일본인 남성 스기모토 토모유키(사진)씨가 보름 만인 27일 '추방' 형식으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12일 북한 당국에 의해 구속·억류된 것으로 전해진 일본인 남성 스기모토 토모유키(사진)씨가 보름 만인 27일 '추방' 형식으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정부 내에선 이 남성의 구속이 길어질 경우 북한 측에 의해 '대일(對日) 교섭 카드'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 남성은 구속된 지 보름여 만에 석방된 셈으로,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석방까지 걸린 기간이 이례적으로 짧다. 

일본 정부는 이달 들어 자국 남성이 구속됐다는 정보를 파악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에 조기 석방을 요구해왔다.

일본 언론에선 북한의 예상 밖 신속한 억류 해제가 일본과 대화 재개를 위한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밤 "일본 관광객으로 방문한 스기모토 도모유키가 공화국의 법을 위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하여 해당기관에 단속되어 조사를 받았다"며 "일본 관광객을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대히 용서하고 공화국 경외로 추방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조기 석방에 응한 것은 일단 일·북 관계가 교착 상태인 가운데 배려를 표시함으로써 일본 정부와 대화 재개의 여지를 남기려는 목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일북대화 핵심사안인 일본인 납북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뚜렷한 만큼 이번 사안이 북·일 대화 재개로 직결될 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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