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PenN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6)이 뇌물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2심 재판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해당 재판장인 김문석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자신과 오랜 사적 친분을 유지해 온 최서원과 공모하여, 기업들에게 이 사건 각 재단에 대한 출연을 요구하고, 최서원이 설립·운영을 주도하거나 최서원과 친분 관계가 있는 회사 등에 대한 광고 발주나 금전 지원, 계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최서원의 지인들에 대한 채용 및 승진까지 요구하여 기업들로 하여금 이를 이행하도록 강요하였고, 사기업의 경영진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하기도 하는 등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여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였다."고 주장했다.

최서원(과거 이름 최순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잔심부름 시키는 아줌마'에 불과한 것도 다 드러났고, 더블루케이는 최순실이 박근혜랑 안면 좀 있다고 고영태랑 한 탕 해먹으려다 걸린 것이 다 밝혀졌다. 이것을 두고 경제공동체로 엮어서 어떻게든 서로 공모하여 '국정농단'을 했다고 우기고 있다. 또 스포츠 육성해보겠다고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부탁한 것을 가지고 '강요'해서 '뇌물'을 받았다고 한다. 스포츠나 문화, 특히나 수익 안되는 비인기 스포츠는 그동안 정부의 '강요'없이 알아서 쑥쑥커왔나보다.

사실 판결문에도 "피고인의 문화 융성과 스포츠 발전을 위한 지원 요청"이라고 그냥 나온다. 그래놓고 잡아 넣을라니까 "영재센터 지원 요구는 그 지원 대상, 규모 및 방식 등이 매우 구체적"이라 유죄라고 한다. "지원해주세요"라고 하면 무죄고, "얼마정도 지원해주세요"라고 하면 '강요'이고 '협박'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인도 준공식까지 가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한국내 고용과 투자를 부탁한 것을 상기한다면 잡아넣기 위한 판결이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박근혜 개인이 돈을 받았나? 투자를 요청한 돈은 그냥 그 회사에 있다. 그래놓고 잡아 넣을라니까 그건 박근혜가 받은 뇌물이라고 우기는 식이다. 최순실이 더블루케이 투자받은 것도 최순실이랑 박근혜는 경제공동체니까 당연히 유죄라는 식이다. 언론에서 다들 그렇게 얘기하니까 경제공동체인가?

판결문 중 삼성과 관련해 유죄를 선고한 부분에 대해선 "①외국자본에 대한 경영권 방어 강화 및 ②투자 유치, 환경규제 완화 등 바이오 사업 지원에 도움을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됨"이라고 판단했다.

1번은 국민연금을 동원해 삼성이 외국자본에게 뺏기기 않기 위해,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와 삼성에 유리하게 판단했다는 것인데, 똑같은 사안에 대해 ISD소송을 두고 정부개입 없었다고 하지 않았나? 똑같은 문제 두고 '박근혜는 유죄니까 이번엔 정부 개입있었다'라고 판단하고, 'ISD소송 관련해서는 없었다'라고 판단하는 식이다. (ISD소송은 정부가 개입해 주주들이 손실봤을 때 국가 상대로 글로벌 기업들이 소송걸 수 있는 제도다.)

그리고 2번은 지금 현 정부가 보통 준조세라하는, 기업들이랑 은행들 모아놓고 대규모 무슨무슨 펀드 조성하는건 부정한 청탁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박근혜가 뇌물받고 요청했나? 평소에 청와대가 기업들에게 '요청'하는것을 두고 무려 '부정한 청탁'이란다. 죽어라고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하루종일 찾고, 재판하고, 뒤져도 받은 게 없으니까 '기업에 있는 돈이 박근혜 돈이다'라는 매직같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블루케이는 최순실이 했는데 박근혜까지 잡아 넣고 싶으니 둘이는 반드시 경제공동체인 것이다. 나머지 다 똑같다. 뇌물로 받은 게 없다.

판결문 중 "피고인은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이 다르거나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정부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조직적으로 문화예술계 개인 및 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 등의 지원배제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지금 현 정부는 대놓고 자기들 사람을 심고 박유하 교수의 재판처럼 '팩트'에 기반한 논문형식 책도 "사실과 다르다"며 유죄를 때리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국민연금은 "배당이 낮은 기업들은 집중관리대상으로 선정해 관리할 계획이다"라며 대놓고 "우린 블랙리스트 만들거다"라고 하는 판에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다. 이승만, 박정희를 좋게 평가하는 교과서가 나오니 조직적으로 그 학교 앞에서 시위하고, 극우라고 몰아서 그 교과서 채택한 학교는 친일파로 몰고. 이런건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연구'를 통해 '자료'를 제시하면 '모욕'이되고 '유죄'가 되는 세상이다.

그리고 판결문의 하이라이트,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최서원에게 속았다거나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비서실장이나 수석비서관 등이 행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그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잘못을 따지라고 법원이 있는 거 아닌가? 피고인이 유죄이고 무죄인지 따지라고 법원이 있는 것 아닌가? 박근혜가 돈을 먹지고 않았는데, 국정을 농단하지도 않았는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라고? '사람들이 죄다 너 유죄라고 생각하니까 반성 좀 해야할텐데... 넌 왜 반성안하냐?'라는 훈계에 가깝다. 그럴거면 재판을 왜 여는지 모르겠다. 그래놓고 언론이 온갖 거짓과 의혹으로 보도했던 게 생각나니까, 유죄는 맞는 거 같은데 어떻게든 묶어볼라고 하니까 죄다 '묵시적'인 것이다.

그래놓고 진짜 받은 게 없으니 김문석 판사는 마지막에 "다만 이 사건 각 범행으로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확인되지 않았다"라는 고백을 해버리고 만다.

다 어떻게든 악마같은 여자라고 엮어놓고 돈 받은 건 없다고 한다. 아니 '아직 확인되지 않았댄'다. 10년 동안 때리면 뭐가 나오나? 자백이라도 받아서 유죄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나? 이정도면 개인적으로 박근혜를 싫어했던 사람들 마저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왜 그리 사람을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가? 슬픈건 이게 진실이던 가짜이던 어짜피 잊혀지게 되고, 박근혜는 그냥 천하의 대역죄인으로 남는다. 그렇게 사람들한테 인식되고 그 거짓말들은 계속 그렇게 후세대에게 전해지게 된다. 그리고 박근혜 재판은 개판이었다고 주장한다면 그는 또 '극우'분자로 몰리게 되기 십상이다. 그나마 그들보다는 덜 사악한 사람들은 "야. 탄핵은 정치적이야. 박근혜는 당해도 싸"라며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정치 못했다고 전직 대통령이 25년 감옥에서 '썩는 것'이 법치국가인가?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감옥에서 25년 썩는다고 생각해봐라. 나약해 빠져 어떻게든 다수랑 정신적으로 타협하려는 그 알량한 심정 때문에 진실이 제대로 서지 못하고 다수에 의지하게 되는 그런 저질스런 민주주의에 살게 되는 것이다. 마녀를 만들어 놓고 다수 뒤에 숨어서 낄낄대는 그런 사람들 뒤에 붙어서 무슨 양심으로 살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평생을 감옥에 가두고 어떻게든 자백이라도 받아서 유죄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나? 멀쩡한 여인을 걸어놓고 마녀라고 할 때까지 살갖을 찢어라. 십자가에 예수를 걸어놓고 고문을 하고 우매한 민주주의로 소크라테스를 죽여라. 2500년 동안 무슨 지혜를 얻었나? 현대판 마녀사냥이 공공연히 자행돼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잔인한 세상에 우린 살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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