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위기는 최저임금보다 대기업과 시장 구조 탓"

청와대 인태연 자영업비서관(사진)이 최근 자영업자의 위기가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대기업과 시장 구조 탓이라는 주장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 비서관은 23일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지적에 대해 "최저임금은 (실제 영향이) 딱 요만큼밖에 안 되는데도 큰 위협감이 된다"면서 "유통 대기업들의 지나친 시장 진입, 그래서 독점화되는 경향. 이게 장사가 안되는데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생존 위협을 느낀다는 자영업자들의 호소가 이어지면서 청와대가 지난달 신설한 자영업 비서관실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난 상황에서 대기업과 시장 구조 탓을 한 것이다. 

인 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 진입) 구조를 확 바꿔줘야 (최저임금이) 몇 백원, 1000원 올라도 자영업자의 부담이 확 줄어든다"며 "이 부분을 놔둔 상태에서 최저임금 싸움만 하다보면 그 기간 동안 자영업자가 죽든지, 이 싸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나라만 너무 지나치게 유통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없다"며 "구조적으로 자영업자 이윤율 상승, 자영업 시장 보호 등을 빨리 (입법)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 비서관이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대기업·자본의 수탈에 있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문학 계간지 '창작과비평'에 쓴 기고문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의 본질을 잘 살펴야 한다'며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대형 유통 재벌들의 시장 독점 욕망에 있다'고 적은 바 있다. 

자영업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임된 인 비서관이지만 '최저임금 인상 문제부터 해결해 달라'는 자영업자들의 현장 목소리에는 크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다. 인 비서관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장 출신이지만 민노총과 연대하면서 최저임금 1만 원을 조속히 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는 인물로 친노동계 성향을 보이의 자영업자다. 

인 비서관은 인천 출신으로 한국외대 독일어학과를 졸업한 뒤 부평 문화의거리 상인회장, 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 등을 맡은 바 있고 현재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William Lee'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페이스북 사용자는 "편의점 가맹사업 하는 기업이 현재 매출 1~3% 이익을 내고 있으며 가맹점주들도 다 힘들다. 게다가 대기업 진입은 한참 전부터 있던 상황인데 왜 지금까지 이 정도 불황을 안 일으키다가 갑자기 불황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며 "이제는 아무말 대행진으로 버티자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소리 하려면 청와대측에서 대기업보고 일자리 창출해달라는 부탁은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라고 의견을 게재했다.

'김강영'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또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는 "멍청한 건지 무식한 건지 어째 수구좌꼴들은 하나같이 이럴까. 편의점, 통닭집, 피자집, 빵집 다 문닫게 만들어라, 모두 대기업이지 않는가"라고 일갈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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