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용 서갑원 장영달 김재홍 대학총장으로...
호남 親盧-親DJ인사가 대부분...사립대 재단의 '對정부 로비용 영입' 지적도
노무현 정권 홍보수석 출신 윤승용, 이번달 21일부터 남서울대 총장
盧정권 의전·정무비서 출신 서갑원 민주당 전 국회의원, 7월 신한대 총장
장영달 전 국회의원, 올해 2월 우석대 총장돼 윤승용 명예박사 학위 수여
인원감축 등 교육부 구조조정 대상된 대학이 많아 정치권 줄대기에 집중

현 집권세력의 정치권 인사들이 사립대 총장으로 잇달아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대학총장에 어울리는 교육분야 경력이나 전문성이 약한 사람들이어서 교육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현 정권의 핵심적 지지기반인 호남 출신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들 정치권 인사들이 학생수 감소로 장기적으로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에 위치한 사립대에 부임한 사례가 적지 않아 사학재단이 집권세력과의 연줄을 활용해 생존하기 위해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승용, 서갑원, 장영달, 김재홍.(연합뉴스 제공)

교육부에서 부실 대학으로 평가받으며 정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요구받고 있는 충남 천안의 남서울대는 최근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던 한국일보 기자 출신 윤승용 씨를 새 총장으로 임명했다. 윤 신임 총장이 유력한 후보라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4일이었고 남서울대 교수협회의회는 15일 긴급 반대 성명을 내면서 그의 총장 임명을 반대했지만 남서울대 재단 이사회는 16일 윤 총장을 선임했고 윤 총장은 21일 취임했다. 

남서울대 교수협의회 이용일 회장(관광경영학과 교수)은 윤승용 총장 임명에 대해 "윤 총장은 한국일보에서 사회부 및 정치부 기자를 했던 인물로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고 이후에는 정치권에 머물다가 국회의원 2회 낙선 경력을 가진 인사"라며 "윤 총장의 개인적인 품성이나 사회적 능력은 관점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으므로 차치한다고 할지라도 고등교육계와는 전혀 무관한 길을 걸어온 인사에게 풍전등화와도 같은 우리 남서울대의 앞날을 맡긴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남서울대를 포함해 학교법인 성암학원이 가족 경영을 이어가면서 각종 비리들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이사장이 정치권의 비호를 받고자 윤 총장을 선택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며 "학생수 감소로 대학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을 정치권의 힘으로 해결하자는 의도도 있지만 남서울대는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지방 사립대이기에 수도권과 가까워 학생수 감소를 크게 걱정하는 상황은 아니기에 언론을 잘 아는 윤 총장을 통해 학교법인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을 통제하고자는 것이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일보 기자로 일하다 2006년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일하지 않았고 정권 중간에 합류했기에 엄밀한 의미에서는 친노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지만 18대 총선(2008년 4월9일)과 19대 총선(2012년 4월11일)에 연거푸 출마하면서 노무현 정권에서 일한 것을 주요 경력으로 내세운 바 있고 현재도 노무현재단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윤 총장은 1985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후 한국일보 노조위원장과 전국언론노조연맹 수석부위원장을 지내면서 좌파 성향 미디어 비평지인 '미디어오늘' 창간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지도부 출신이라는 점이 좌파 성향의 인사들이 득세하는 현재 언론계 주류들과 친분이 두터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남서울대 교수협의회 측은 윤 총장 선임 문제를 다루는 언론이 극히 일부에 불과한 점을 거론하며 언론계가 윤 총장에 대해 우호적인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남서울대 캠퍼스에 걸린 윤승용 총장 선임 반대 플래카드.(연합뉴스 제공)

이에 대해 남서울대 김형욱 홍보팀장은 "윤 총장의 전문성을 지적하는 교수협회의회의 주장에 대해서 일부 인정할 수 있지만 총장을 결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학교 경영자의 판단이지 교수들이 선택할 문제는 아니"라며 "언론계 기자로 오랜 시간 일했던 윤 총장은 다양한 경험을 했기에 우려하는 것만큼 전문성이 결여된 인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김 팀장은 "지난 25년간 남서울대는 성장을 위해 달려온 신생대학이었고 현재는 교육부 진단 결과 역량강화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대학 구조조정 대상이 된 상황"이라며 "작년부터 재단과 교수협의회가 갈등을 하고 있는 내부적인 갈등을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마음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신임 총장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나선 교수협의회 태도는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서울대는 학교법인 성암학원이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에 위치한 검정고시 학원인 '수도학원'(1968년 설립)으로 유명한 학교법인 성암학원은 남서울대 외에도 다수의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윤 총장의 전임자는 성암학원 이 이사장의 아내인 공정자 총장(2002년~2018년)이었고 그 이전은 공 총장의 친오빠인 공정택(1998년~2002년) 전 서울시교육감(2004년~2009년)이었다. 

경기도 의정부의 신한대도 친여(親與) 정치인을 총장으로 모신 사립대다.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비서실 의전비서관, 정무1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서갑원 전 국회의원(17·18대, 전남 순천)은 지난달 20일 신한대 총장에 취임했다. 서 총장은 순천 매산고를 졸업하고 국민대 법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올해 2월 12일에는 전북 완주군의 우석대 총장에 민주당 소속 장영달 전 국회의원이 취임했다. 장 총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전주고와 국민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장 총장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14·15·16·17, 전주시 완산구)으로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좌파 매체인 오마이뉴스 논설주간을 지낸 김재홍 서울디지털대(사이버대) 총장 역시 올해 2월 6일 부임했다. 김 총장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홍보처 정책평가위원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자문 정채기획위원 국가발전전략분과 통일외교위원 등을 맡은 바 있는 친DJ, 친노 인사다. 2004년에는 열린우리당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당시 야당(현 여당)의 추천으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냈다.

교육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에 따르면 구조조정을 요구받은 부실대학 명단에 남서울대, 우석대는 이름을 올렸다. 서갑원 총장이 부임한 신한대는 조사 대상에 제외됐고 서울디지털대는 사이버대이기에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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