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초 靑페이스북 '그래프 조작' 의혹 속에 또 논란거리
7월 전년동월대비 취업자수 5천명(통계청)을 그래프 제목으로만 '0.5만명' 반영
그래프 만들면서 0.5에서 1로 반올림…原 데이터에까지1.0(만명) 써넣어
"이번에도 수작업때문?" "기적의 통계법" "文은 착한 사사오입?" 공분 사

청와대 일자리상황판 홈페이지 '일자리 창출'-'취업자 증가' 개괄을 통해 확인한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증가 수 그래프
청와대 일자리상황판 '일자리 현황' 요약표

한차례 '경제통계 그래프 조작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청와대가 '대통령 업무지시 1호' 일자리상황판에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증가수를 지난 22일자로 최신 반영하면서, 5000명→1만명으로 반올림해 데이터와 그래프에 써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자리 증감을 굳이 만(萬)단위로 표현하면서 5000명을 0.5만으로 치환했고, 0.5만을 1만으로 반올림해 숫자와 막대그래프로 표현한 것이다.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1만명 증가'로' 오인하기 쉽다.

22일부터 공개된 청와대 홈페이지 내 일자리상황판 '취업자 증가' 항목을 보면, 2017년 7월 고용동향 관련 오점이 발견된다. 제목은 2018년 7월 기준 '취업자 증가 0.5만명(전년동월비)'라고 적혀 있지만, 하단 막대그래프에는 취업자 증가수가 '1(단위 만명)'로 표시돼 있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018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가수는 5000명이다. 

0.5로 표시돼야 할 막대그래프가 1로 표시된 셈이다. 

청와대 일자리상황판 '일자리 상세지표'를 통해 확인한 전년동월대비 취업자수 증가 그래프
'일자리 상세지표' 전년동월대비 취업자수 증가 그래프의 기반이 된 데이터를 직접 들여다 본 결과 '취업자수 증감'에 1.0(만명)으로 적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000명을 1만명으로 표현한 것이 시각화 과정에서만의 오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일자리 상세지표'란을 통해 취업자 수를 확인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수 증가분 5000명을 '0.5→1'으로 막대그래프에 표시하고 그래프의 기반이 된 데이터조차 '1.0(만명)'으로 청와대는 기입해 뒀다.

실제 전년동월비 취업자 수 증가분이 5000명이라고 알 만한 부분은 각 막대그래프의 제목에 불과한 셈이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한국 경제의 다양한 얼굴'이라는 테마로, 현 정부 들어 경제상황이 양호하거나 개선되고 있다고 표현할 만한 지표들 위주로만 그래프를 만들어 시리즈로 배포했다가 '조작된 시각화 자료' 정황이 드러나 빈축을 산 바 있다.

일례로 '분기별 전년동기대비 가계소득증가율' 지표를 두고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2분기 2.8%보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7년 3분기 2.1%를 높은 곳에 위치시켜 꺾은선 그래프를 그려 '국민 능멸'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를 수일간 방치하던 청와대는 지난 5일 이런 실태를 지적한 PenN 보도 등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다음날(6일) 그래프를 수치의 크기에 맞춰 다시 그려 올렸다.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6일 "담당자들이 여러 차례 검수했으나 놓쳤다"며 "책임자로서 오류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지표 명칭 중 '전년동기대비'에서 '전기대비'로 오기(誤記)하면서 추후 두차례를 더 정정했다. 

8월초 청와대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한국 경제의 다양한 얼굴'이라는 테마로 게재된 경제 통계 그래프 다수가 현 정권에만 유리하게 조작된 시각화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던 중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이 한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디자이너가 한땀 한땀 작업한 게 오히려 문제가 됐다"는 답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6일부터 가계소득증가율 외 다른 그래프에서도 조작된 시각화 논란이 제기되자, 9일쯤에 이르러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은 통계 그래프 전체를 수정해 다시 올렸다. 

이 과정에서 정혜승 비서관은 7일 한 친정부 성향 네티즌으로부터 '분기별 순대외채권 현황' 그래프 상 오류 지적을 받고 "고맙습니다"라면서도 "디자이너가 한땀 한땀 작업한 게 오히려 문제가 됐군요. 프로그램 돌려서 했어야 하는데"라고 강변했다. 

9일에는 페이스북 '친구공개' 글을 통해 "뼈아픈 지적들 가슴 깊이 담아놓겠다"면서도 "실수나 사고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을 않거나 하던 대로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석에 따라서는 국민의 비판여론에 '일을 아예 안 하거나 하던 대로만 할걸'이라고 대응한 것으로 보일 여지가 크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일자리상황판을 통해서도 '현 정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오점이 발견되자 "이번에도 디자이너 '수작업' 때문에 틀렸다고 해명할 거냐", "문재인 정부는 취업자 수도 반올림하냐", "기적의 통계법", "마이너스도 반올림하겠지" "사사오입 통계작성(四捨五入)이냐" "이승만 사사오입은 나쁘고 문재인 사사오입은 착하냐" "대체 조작이 아닌 게 뭔가" 등 국민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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