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대한 거부감 녹아든 제도와 관행 개선해야
항공사에 외국인은 임원이 될수 없다는 규제, 과연 합당한가?
현재 영국의 마크 카니 중앙은행 총재는 캐나다인이며, 스탠리 피셔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와 미국중앙은행 부총재를 역임
자식이 외국 국적이라고 유능한 인재를 기용안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우리나라는 단일 민족국가로서 외국인에 대해 거부감이 강하다. 조선시대에도 미국, 프랑스등이 문호개방을 요구하였으나 거절하였다. 그 후 일본에 의해 강제적으로 개방하게 되었다. 다른민족이나 다른문화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국제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외국인을 차별하는 많은 제도와 관행이 상론하고 있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취업이나 활동을 제한하는 제도가 많다. 시대는 변화하여 무역,서비스,금융,인력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국경이 없어지고 있다. 과거에 자기나라에서만 경쟁하던 것이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무한경쟁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자기나라에서 1등이면 되었으나 이제는 세계에서 1등이 되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이를 위해 국경을 넘나들며 투자가 이루어지고 국적에 상관없이 기업간 합병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력이동도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적을 불문하고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과거에 비해서는 나아졌으나 아직도 불합리하게 외국인을 배척하는 제한이 많이 남아있다. 예컨대 최근 저가항공사인 ‘진에어’에 조현민 대한항공 회장딸이 미국국적인데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외국인은 임원이 될수 없다는 관련법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현재 관련부처에서 제제를 심의중인데 ‘진에어’ 사업면허취소까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악법도 법이라고 설정법을 위반한 것은 처벌을 받아야겠으나 문제는 그와같은 규제가 합당하냐는 것이다.

항공산업은 다른산업보다도 경쟁이 치열하다. 항공회사에 기장을 포함한 수많은 직원이 외국인인데 임원은 외국인이 안된다는 것이다. 시대착오적인 규제라고 생각된다. 일전에 포스코회장 인선시 외국인도 회장후보로 거론되었다. 우리경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포스코회장에 외국인이 되는데 수많은 저가 항공사 임원은 왜 안되는가? 주요공직자 인선시 자주 등장하는 결격사유중에 하나는 외국국적을 가진 자녀이다. 남자의 경우 병역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경우라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여자나 그런경우가 아니라면 그것이 과연 공직자로서 결격 사유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자식이 해외에 거주하거나 해외에서 활동하기 위하여 외국국적을 택하였다고 부모가 공직을 못맡는 것은 불합리하다. 그 직책에 적합한 능력을 갖추었는데 자식이 외국국적 이라고 재척하는 것은 인재활용의 폭을 좁히는 것이다. 현재 영국의 마크 카니 중앙은행 총재는 캐나다인이다. 스탠리 피셔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와 미국중앙은행 부총재를 했다. 무엇보다도 막중한 중앙은행 총재에 능력만 있으면 외국인이라도 기용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자식이 외국 국적이라고 유능한 인재를 기용안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국적이 외국인이고 자식이 외국국적이면 애국심이 없어 직책을 제대로 수행못할것이라고 한다. 월드컵 축구에 4강신화를 이룩한 히딩크감독은 한국에 대한 애국심이 투철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는가? 일본의 닛산자동차는 경영이 어려울 때 프랑스 사람인 카르로스 곤 회장을 영입하여 부활하였다. 세계은행의 김용 총재는 순수한 한국사람이지만 미국서 자라나 미국국적을 가져서 세계은행 총재가 되었다. 한국인 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한국국적을 가졌으면 세계은행 총재가 못되었을 것이다. 한국인이 외국국적을 갖는 것은 일부러 권장할 일은 아니지만 외국국적 갖는 것을 무조건 비난할 일도 아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우리국민들이 많이 세계로 진출하고 외국의 유능한 인재도 폭넓게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시대에 국적제한을 안보분야 등으로 최소화 하여야 한다. 자리에 맞는 최고의 인재를 활용하는데 국적이 더 이상 걸림돌이 안되도록 해야 한다.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前 건설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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