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출범 후 "터졌다"하면 대형 인명피해 사고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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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공단 내 한 전자제품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가운데 7명이 공장 4층 내부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져 있는 채로 발견됐다.

21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 내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공장에서 불이 나 2시간 8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A(53·여)씨 등 공장 근로자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4명 중 20∼30대 여성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사상자 중 여성 근로자 4명은 출동한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불을 피해 건물 4층에서 뛰어내렸다가 부상을 입었다. 이들 중 50대 여성 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나머지 사망자 7명은 화재 발생 후 소방당국의 수색과정에서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돼 화재 발생직후 미처 공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사망자 7명은 20∼40대 근로자로 남성이 3명, 여성이 4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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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선발대가 신고를 받고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그사이 화재가 급속도로 퍼져 공장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있었다"며 "119 구조대가 불을 진화한 뒤 수색하던 중 추가 사망자 7명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 발생 직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불길이 계속 번지자 오후 4시 1분께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큰 불길이 잡히면서 오후 4시 28분께 다시 1단계로 낮추고 막바지 진화 작업에 나섰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며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소방당국은 대원 140여명과 함께 펌프차와 구급차 등 차량 60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여 약 2시간 만에 불길을 모두 진압했다.

화재 당시 공장 내부에는 전체 직원 130명 중 주간 근무자 75명이 일을 하고 있었다.

전자회로기판을 만드는 이 공장은 부지 면적 6천111㎡ 규모다.

옥내 저장소 4곳에는 위험 물질이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초기 유독가스가 대거 발생해 인명피해 규모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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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전자 관계자는 "공장 내부에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은 설치돼 있었다"며 "경비실에서 비상벨을 울렸고, (화재가 발생한) 4층에서도 (비상벨이) 울렸다"고 말했다.

이어 "4층 근무자가 불을 발견하고 '불이야'라고 소리친 뒤 119에 신고했고 사무실로 와서는 '대피하세요'라고 말했다"며 "대피한 뒤 근무자 5명 가량이 연락이 안 됐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공장 4층 내 패널 구조로 된 검사실 천장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현만 인천 공단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화재 현장 브리핑에서 "화재 초기 공장 4층 검사실 천장에서 시뻘건 불덩어리가 떨어졌다는 최초 목격자 진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안타까운 인명이 희생되는 대형 화재 사고가 잊혀질만 하면 또 다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엔 경남 밀양의 한 병원에서 불이나 46명이 숨지고 109명이 다쳤다. 

같은달에 포스코 포항제철소 근로자 4명이 가스 질식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야당 시절 박근혜 정부에서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안전불감 정권'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현 정권이 출범한 뒤 "터졌다"하면 대형 인명피해 사건만 일어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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