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노동정책을 주도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살고 있는 아파트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경비원 감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 등에 따르면 아파트 소유자들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자동문 및 폐쇄회로를 도입해 보안 업무를 자동화하고 이를 통해 경비인원을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경비시스템 개선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20일 조선일보 인터넷판인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현재 116명인 경비인원을 64명으로 줄이고 경비원들의 주야간 맞교대 근무를 격일 12시간 근무제로 변경한다. 또 아파트 현관문에 2억 5000만 원을 들여 자동문을 설치하고 1억 5000만 원을 들여 폐쇄회로 TV(CCTV) 등 감시장비를 구입해 경비인원 감축에 따른 보안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비시스템 개선에 대한 안내문’은 개선안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늘어나는 경비비 절감을 위한 경비시스템 개선안과 현관 자동문 설치에 관한 내용”이라며 “(자동문 및 감시장비에 대한) 투자비용 4억 원은 경비원 인건비 절감으로 4개월 안에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리사무소 측은 이 같은 개선안의 추진 배경으로 “올해 최저 임금이 시급 기준 16.4% 인상됐고 내년에도 10.9%가 오를 예정이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경비원 감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근로시간 단축제도(주 52시간제)로 12시간 맞교대인 경비 근무시스템을 3교대제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지난 1999년부터 부인 김훈순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와 공동명의로 이 아파트를 구입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 현 정부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장 실장이 경비실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하는 개선안에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 실장은 지난 19일 ‘고용 쇼크’ 대응을 위한 당정청 고위급 회의에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고용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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