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욱 화정평화재단 이사장, '한국 진보세력 연구' 개정증보판 발간
"(탄핵정변 당시) 언론이 앞장서서 박근혜 축출운동 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특검 절차없이 탄핵부터 먼저...소추도 신문기사 보고 만든것"
현 정부 출범 후 1년간 보여준 모습에 강한 의구심 제기
"핵국가의 흡인력은 대단...안보에서는 믿어서는 안돼" 강조
"김일성, 김구에 무력사용 않겠다더니 2년만에 뒤집어"
"이승만 없었다면 자유민주주의 못 이뤄...후손이 지켜야"

원로(元老) 언론인인 남시욱 화정평화재단 이사장이 이른바 진보세력이 걸어온 길에 대해서 관찰하고 기록한 저서 <한국 진보세력 연구> 개정증보판의 내용에 대해 조우석 평론가와 대담을 나누는 가운데 현 대한민국의 방향성에 대해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왼쪽)남시욱 화정평화재단 이사장과 (오른쪽)조우석 평론가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문화일보 사장, 고려대‧세종대 석좌교수를 지낸 남시욱 이사장은 20일 방송된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에 출연해 “현재 북핵, 안보 위기 등 국가의 운명이 어떻게 되느냐는 상황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보면 문재인 정권에 나라의 운명이 걸려있는 그런 상황”이라며 “9년 전 발간한 내용으로 끝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80페이지 정도를 덧붙였다”며 개정증보판을 펴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남 이사장은 2009년 펴낸 <한국 진보세력 연구> 개정증보판을 지난달 7월 발간했다. 개정증보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변’과 관련된 내용과 지난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평가하는 내용 등이 추가됐다.

남 이사장은 증보판에서 추가된 내용에 대해 묻는 질문에 “(탄핵 정변 당시를 보면) 언론이 앞장서서 박근혜 축출 운동을 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내용을 자세히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취재에 임한 책임자들이 벌써 탄핵이나 정권교체를 기사 쓸 때 염두에 두고 썼다고 기록에 나와있다”며 “언론이 공정성을 잃고 보도하고 정치권도 덩달아 같이 춤을 추면서 탄핵소추를 하고, 탄핵소추도 그냥 신문기사 보고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정상적인 탄핵 사태를 외국의 사례와도 비교하며 설명하기도 했다. 남 이사장은 “외국의 경우를 보면, 특검을 도입해서 결론을 내고 절차를 밟아야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탄핵부터 먼저 했다”며 “그 당시에 VOA(미국의 소리)에서는 ‘한국의 탄핵은 거꾸로 하고 있다. 탄핵부터 하고 조사를 나중에 한다’하면서 아주 비판적인 보도를 했었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망신스러운 일을 겪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우석 평론가는 책에 대해 “기자만이 쓸 수 있는 영역에서 훌륭한 현대정치 통사를 만들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이어 “이번에 개정증보판을 낸 이유 이 책에 대한 책임감의 표현으로 이해했다. 출판만큼 중요한게 개정증보판”이라며 “증보판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그 책에 대한 사회적인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이사장은 또한 저서에 문재인 정권의 행보에 대해 분석하고 현 정부 출범 1년차를 평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 자신이 종북세력 프레임에 휘말렸다고 주장하지만, 지켜보니 의구심 드는 대목들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영복은 그야말로 월남식 적화통일의 전사격, 베트콩의 간부격인데, 문 대통령이 신영복에 대해 사상가로서 존경한다고 말하는 게 이상하다”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위장 좌파이냐, 아니면 가짜 진보냐, 아니면 도그마로 가득찬 운동권에 다름아닌 사람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자로서 지냈던만큼 증거 없이는 어떤 사람을 단죄하고 단정지어 결론내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아직은 그래도 본인이 인지부조화랄까. 앞뒤가 안맞는 행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본인 말을 믿고 싶다”며 “대한민국을 그쪽으로 돌려볼 생각인가. 거대한 디자인이 있는건가 의심도 해보지만, 상상의 날개일 뿐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 사례와 국제정치학자들의 표현을 인용하며 현 정부의 안이한 북핵 대처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학자는 ‘핵을 가진 분단국과 핵을 안 가진 분단국이 통일을 하면, 핵을 가진 쪽이 통일을 하지, 어떻게 아니겠냐? 라고 말한다’며 핵국가의 흡인력은 대단한 것이다”며 “사이가 좋아지면 북핵이 사라지나?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김구 선생이 48년 4월 평양가서 깜짝 놀란 것이 북한은 당시 인민군을 만들었더라”며 “‘김구가 김일성한테 절대로 통일에 무력사용하지 마세요’라고 말하고 김일성도 안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불과 2년만에 뒤집어졌다”며 “안보에서는 믿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 이사장은 “대한민국이 어떻게 생겼느냐. 당시 이승만 같은 분이 아니었으면 절대로 대한민국이 건국되지 못했으며, 6.25 전쟁 때도 이승만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안된다. 아마 다른사람이었으면 북한과 협상하자 해서, 넘어갔을 것”이라며 “오늘날 같은 이런 경제대국이 될수도 없다. 그런 점에서 후손이 이러한 점을 지킬 의무가 있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보수주의 가치에 대해 역설하기도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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