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직원에서 사무총장 오른 입지전적 인물...아프리카계 첫 사무총장
구테흐스 유엔총장 "그는 유엔이었다…세상을 善으로 이끄는 힘이었어"
니키 헤일리 美유엔대사 "세상 더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헌신해"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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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0세.

스위스에 본부를 둔 ‘코피 아난 재단’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가족과 재단은 매우 슬프게도 아난 전 총장이 짧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린다”며 “그는 고통이 있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다가가 깊은 연민으로 많은 사람들을 어루만졌다”고 전했다.

아난 전 총장은 처음으로 평직원에서 유엔 사무총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또 아프리카계 첫 유엔 사무총장이기도 했다.

그는 1938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가나 쿠마시에서 부족장 가문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가나 과학기술대에 다니다 미국으로 넘어가 미네소타주 매칼레스터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유엔에 입성한 뒤 나이로비 제네바 카이로 뉴욕 등의 유엔 기구에서 일선 행정 경험을 쌓았다. 유엔에 들어간 지 35년 만인 1997년 1월 직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제7대 유엔 사무총장에 올랐다.

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의 별세 소식을 깊은 슬픔으로 접했다"면서 "그는 (세상을) 선(善)으로 이끄는 힘이었고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는 그를 좋은 친구이자 멘토라고 부르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난 전 총장은 여러 면에서 유엔 그 자체였다"면서 "그는 평직원에서부터 시작해 독보적인 위엄과 결단력으로 유엔을 새천년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도처의 사람들에게 대화와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간을, 더 나은 세계를 위한 길을 제공했다"면서 "그는 이 격동과 시련의 시기에, 유엔 헌장의 가치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멈추지 않았으며 그의 유산은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영감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도자들도 애도를 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서 "위대한 지도자이자 유엔의 개혁가인 그는 이 세상을 만드는 데 어마어마한 공을 세웠다"며 "그가 태어난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남겼다"고 애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그의 헌신은 말할 것도 없고, 문제 해결에 있어서의 차분하고 단호한 접근법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구테흐스 총장에게 보낸 조전에서 "고인의 유족과 유엔 사무국 직원들, 가나 정부에 진정한 위로와 지원의 말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 강화와 많은 지역 분쟁 해결에서 아난이 한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아난 전 총장의 생각과 확고한 신념, 카리스마가 자신과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성명에서 "글로벌 문제에 있어 공동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우리는 그의 목소리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대표부 트윗을 통해 "아난 전 총장은 열정과 헌신으로 세상을 더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삶을 바쳤다"면서 "그는 우리가 단결하도록 쉬지 않고 일했고, 모든 사람의 존엄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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