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로비금액, 2위인 일본보다 85% 이상 높게 나타나
2016년 로비자금보다 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133개국 중 한국이 가장 많은 금액을 ‘대미(對美) 로비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치자금 감시 전문 비영리기관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가 최근 웹사이트(opensecrets.org)를 통해 발표한 '대외로비감시(Foreign Lobby Watch)'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2017년 5417만5266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가 공개한 '대외로비감시(Foreign Lobby Watch)' 데이터(화면=캡처)

이 데이터가 공개한 2017년 1월 1일 이후 로비 자금 집행 현황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로비를 실시한 전세계 133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 데이터는 연방에이전트등록법(FARA)에 따라 로비스트로 공식 등록된 개인이나 기관을 통한 합법 로비·홍보 자금을 집계한 것이다.

한국정부의 로비금액은 작년에 석유가 풍부한 아랍산유국들이 역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형성된 걸프협력 회의(GCC) 회원국들인 카타르 정부(약 1568만달러)와 사우디 정부(약 1417만달러)의 대미 로비자금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액수이다. 두 정부는 지난해 외교적 갈등을 빚는 가운데 전면적인 로비 전쟁을 벌이며 대미 로비활동을 활발하게 해왔다. 그럼에도 한국은 이 두 정부의 로비 자금을 합친 것보다 80% 이상의 지출을 한 셈이다.

한국정부측 로비자금은 2위를 차지한 일본 무역진흥기구에서 집행한 로비자금에 비해서도 85% 이상 높아, 1위와 2위 사이의 간극이 타 순위 사이보다 간극이 크게 나타났다.

앞서 프리먼(Freema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 로비 활동에 4,030만 달러를 지출했다. 1년 만에 로비 지출액이 25% 이상 증가한 셈이다.

또한 한국의 비정부 기관이 지출한 로비자금 1639만2039달러를 합할 경우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로비스트에게 지출한 전체 금액은 7056만7305달러에 이른다. 이는 2위인 일본의 5165만3098달러를 훨씬 앞지른 금액이며, 3위인 아랍에미리트(2735만4725달러)보다는 약 2.5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외에 트럼프 정부에 로비자금을 많이 쓴 나라는 이스라엘(2428만8581달러)·아일랜드(2348만2311달러)·중국(1944만8463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각국의 로비 금액이 증가해 총 5억3467만4283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로비 업체를 고용한 외국 정부나 비정부 기관은 385곳에 이르고 로비 업체도 3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비스트로 등록된 사람은 1302명에 달했다. 한국측 또한 20 개 이상의 로비 및 홍보 회사를 고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때부터 노골적으로 보호무역 정책을 주장함에 따라 각국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로비에 총력전을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 경제 또한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상당 부분 지출이 무역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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