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아닌 실종자'라고 법령에 새기자는 전대협 출신 與 송갑석
'납북자 아닌 실종자'라고 법령에 새기자는 전대협 출신 與 송갑석
  • 한기호 기자
    프로필사진

    한기호 기자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8.08.16 16:05:25
  • 최종수정 2018.08.17 17:50
  • 댓글 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측이 거부해" '납북자 용어 삭제' 2개법안 발의...피해자단체서 명예훼손 고소
이른바 '남북 7법' 일부, "천안함 침몰" "무분별한 대북전단 살포 예방" 명문화
남북협력기금 사용분야 넓히고 '對北퍼주기' 정부 중단 못하게 하는 입법案도
송갑석, 文정권 실세 운동권 '전대협' 4기 의장 출신…국보법 위반 수감 전력
전대협 4기 의장 출신에 6.1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첫 금배지를 단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서구갑·초선)
전대협 4기 의장 출신에 6.1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첫 금배지를 단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서구갑·초선)

문재인 정부의 집권여당 의원이 6·25 전쟁 침략주체인 북한에 강제로 끌려간 전시 민간인을 가리키는 '납북자' 용어를, 그 책임 소재를 흐리는 '실종자'로 바꾸는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입법 배경으로 직접 "(납북자는) 북한 측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단어"라고 밝혀, '노골적인 북한 눈치보기'라는 논란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서구갑·초선)이 지난 13일 대표 발의한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는 '6·25전쟁 중 본인의 의사에 반해 북한에 의해 강제 납북돼 북한에 억류 또는 거주하게 된 자'를 일컫는 '납북자'라는 법적 용어를 '전시실종자'로 바꿔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법안에는 송갑석 의원과 같은 민주당 소속 신경민·정재호·이훈·박정·안규백·김병관·권칠승·박홍근·박광온·이수혁·심재권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송 의원은 똑같은 취지로 용어를 수정하는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체결 이후 납북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고, 앞서의 공동발의자 11명이 그대로 동참했다.

송 의원은 이런 법률들에 대한 제안 이유로 "'납북자'라는 표현은 북한 측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단어로, 실제 장관급 회담 등 실무회담에서는 '전쟁 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이라는 식으로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며 "'납북자'의 표현을 '전시실종자'로 변경함으로써 법률상의 용어로 인한 남북관계에서의 충돌을 완화하기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납북 피해자 단체 등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회는 지난 14일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의원의 주장이 북한 정권의 주장과 일치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는 70여년 동안 북한 정권의 범죄에 고통받고 있는 전시납북자 및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송 의원은 관련 법안을 당장 철회하고 10만 전시납북자와 유가족에 사죄하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송 의원을 명예훼손과 국가안보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회 측은 "송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이 북한의 주장과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북한 정권은 남한 민간인 불법 납치 범죄를 부인하면서 '납북자'라는 말 대신'실종자'나 '실향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사진=송갑석 의원실 보도자료
사진=송갑석 의원실 보도자료 일부

논란이 된 법안들은 송 의원이 지난 6.13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 후 1호법안으로 발의한 "한반도 평화 시대 남북7법"에 포함돼 있다.

이른바 남북7법은 '납북자 표현 삭제' 2개 법안 외에도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남북이산가족생사확인및교류촉진법 개정안 ▲6.25 전사자 유해 발굴 관련법 개정안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으로 구성됐다.

송 의원은 이 중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적시한 '제안 이유'에서 "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남북간 교역을 중단하고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를 불허했던 5.24 조치로 인해 민간사업자들의 피해가 있었다"면서 "'정경분리'원칙을 명문화함으로써 안정적이고 공고한 남북경제협력의 틀을 구축"하겠다고 밝혀 '천안함 폭침 부정'과 '대북 퍼주기' 등 논란이 예상된다.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남북협력기금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협력사업의 분야는 문화·학술·체육 분야에 한정돼 있다"며 "이에 남북협력기금의 용도에 관광, 보건의료, 환경 및 자연재해 분야의 협력사업을 추가함으로써 남북간에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혀, 대북 경협사업을 명목으로 정부 예산을 쓸 수 있는 분야를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은 통일부 장관 승인 없이 민간인이 대북전단을 살포할 수 없도록 해 "무분별한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예방"한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어, 북한 세습독재체제 비판 차단과 북한자유화운동가 탄압 목적에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송 의원은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현 정권 실세로 꼽히는 '86 운동권'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4기 의장을 맡은 바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다.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장과 문재인 대선캠프 비서실 부실장 등을 지냈다.

한기호 기자 rlghldlfqjs@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