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 인하 영향...8개사 중 6개사 감소

올해 상반기 카드업계 순이익이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0% 이상 급감하며 실적 악화가 본격화했다.

16일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비씨, 하나, 우리, 롯데 등 8개 전업 카드사 공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모두 96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9%(4524억원) 감소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는 55.3%, 현대카드는 40.8%, 하나카드는 31.3% 급감했다. 삼성카드는 9.0%, 비씨카드는 23.0%, 롯데카드는 10.8% 각각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9.8%, 우리카드는 9.2% 증가해 실적이 개선된 카드사는 겨우 두 곳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 일회성 요인으로 카드업계 이익이 전년 대비로 35.2%나 급증한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신한카드에서만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대손충당금 2758억원(세후) 환입과 비자 지분매각 수익 878억원(세후) 등 일회성 수익이 3600억원 넘게 발생했다. 

현대카드는 세금 환급에 따른 일회성 이익 495억원, 하나카드는 채권판매에 따른 일회성 이익 305억원이 순이익에 포함됐던 것이 영향을 줬다.

이와 같은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이익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수익과 올 상반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받은 배드뱅크 배당금 390억원을 제외한 경상이익을 비교했을 때 9.3% 감소했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세금 환급액을 빼면 올 상반기 순이익이 5.0% 줄었다. 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 보면 이익이 감소했다. 국민카드는 캠코 채권 매각 이익, 희망퇴직 관련 비용 등 올해 상반기 일회성 요인을 빼면 순이익이 2.5% 감소한 것으로 나온다.

우리카드 역시 올해 상반기 배드뱅크 배당금을 빼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로 6.3% 줄었다.

단, 하나카드는 작년 채권판매 이익을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5.7% 증가한 것으로 계산된다.

카드사 실적 악화 주요 배경은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지난달 말 소액결제 업종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포함해 2007년부터 최근까지 가맹점 수수료율이 모두 11번 내렸다.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적격비용 산출 때 추가로 수수료율을 인하하겠다고 예고했다.

카드업계는 특히 정부와 여당이 담뱃세를 편의점 매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편의점 업계에선 담배가 편의점 매출 절반을 차지하지만, 담뱃값의 70%는 세금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나라에서 거두는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자신들이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카드업계는 세금을 포함한 전체 금액을 결제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세금 부담을 이유로 특정 업종만 별도 기준을 적용하면 유류세나 주세 등 간접세가 부과되는 다른 품목에서도 같은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 지원방안으로 매출에서 담뱃세를 제외하면 업계가 최대 1750억원 안팎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유류세와 주세에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지면 최대 3500억원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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