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아닌 "부정적 보도" 원인 짚더니 이젠 "지지율 하락 보도 급증으로 편승효과"
편승효과 최대수혜자는 대선승리·地選압승 文정부…한국당은 득표대비 지지율 10%p 저평가
리얼미터, '北석탄 밀반입 논란 한달' 되도록 "석탄"조차 거론않는 편향성도 관측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55.6%(부정평가 39.1%),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37.0%로 지난해 5월 집권 이래 최저라는 결과를 발표해놓고, "지지율 하락 보도 급증으로 편승효과(bandwagon effect)가 나타나서"라는 해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리얼미터는 이날 TBS 의뢰로 지난 13일·14일 이틀간 전국 성인 유권자 1만4393명에 대해 실시, 1005명이 응답 완료한 8월3주차 주중집계 결과 문 대통령의 취임 67주차 국정 지지율(긍정평가)이 8월2주차 주간집계 대비 2.5%p 하락한 55.6%(매우 잘함 27.3%, 잘하는 편 28.3%)로 나타났다고 이날 발표했다. 

사진=리얼미터 홈페이지
사진=리얼미터 홈페이지

이는 '매우 잘함'이라고 답한 적극지지층은 지난주 32.3%에서 5%p나 하락하는 동시에 '잘하는 편'이 2.5%p 상승하며 일부 상쇄된 결과로, 리얼미터는 "진보층이 상당폭 이탈"한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국정 부정평가는 긍정평가 하락폭보다 더 크게 오른(2.7%p▲) 39.1%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매우 잘못함'이라는 적극 비판층이 22.1%에 '잘못하는 편'이라는 답변이 17.0%였다. 적극 지지층-비판층간 격차는 5%p대로 좁혀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정 지지율은 일간기준으로는 13일(월)에는 58.1%(부정평가 38.5%)로 주간집계 마지막 조사일(10일) 대비 소폭 내렸고, 14일(화)에는 55.6%(부정평가 39.1%)로 1.5%p 추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와 40대에서는 다소 회복세였으나, 60대 이상(▼7.6%p, 48.1%→40.5%, 부정평가 51.6%), 이념성향별로 진보층(▼5.1%p, 81.5%→76.4%), 지역별로 호남(▼7.2%p, 76.1%→68.9%), 부산·울산·경남(▼6.2%p, 50.1%→43.9%, 부정평가 52.2%) 하락폭이 크다는 게 리얼미터의 분석이다. 보수층, 수도권, 30대와 50대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내렸다고 한다.

이날 정당지지율은 민주당 37.0%(▼3.6%p), 한국당 20.1%(▲0.9%p), 정의당 13.3%(▼0.9%p), 바른미래당 7.7%(▲2.2%p), 민주평화당 2.7%(▲0.3%p)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 상으로 집권 이후 첫 30%대 집계가 나온 것은 물론 지난해 1월4주차(34.5%) 이후 약 1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자세한 조사 개요는 리얼미터 또는 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8월16일 리얼미터가 공표한 8월3주차 주중집계 해설자료 일부 캡처
8월16일 리얼미터가 공표한 8월3주차 주중집계 해설자료 일부 캡처

이런 가운데 리얼미터는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지속에 대해 "지지율 하락 보도가 급증하면서 '편승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에 없던 전제를 깔았다.

이어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 고위급회담 관련 긍정적 보도가 이어졌으나 문 대통령의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 개편 결코 없을 것' 입장 표명 시기까지 확산하고 있었던 국민연금 개편 논란이 다소 영향을 미쳤고, 무엇보다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민주당에서 제명)의 무죄 판결이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감 상승으로 이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교롭게도 당청 지지율이 조사 때마다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때에, 문 대통령의 정책 등을 둘러싼 논란보다는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내렸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늘어 유도된 영향이 크다고 풀이한 셈이다. 

직접 대(對)국민 설문을 통해 지지율을 집계하고 언론에 공표자료를 제공하는 여론조사업체로서 '적절한 분석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밴드왜건 효과는 이미 지난 2016년 말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계기 탄핵 정국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現 한국당)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는 리얼미터·한국갤럽 등 여론조사업체들과 좌파성향의 다수 언론 보도로 두드러진 바 있다.

지난해 5.9 대선에서 홍준표 한국당 후보의 득표율(24.03%)이 그 전까지 공표된 대다수 여론조사 결과 한자릿수~10%대 중후반 지지율보다 눈에 띄게 높았고, 문재인 민주당 후보만큼은 업체 불문 40%대 지지율을 내놓자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친문(親文)세력발 유행어마저 나온 바 있다.

41% 득표로 대선에 승리한 문 대통령은 집권 직후부터는 또 "지지율 80%대" 라는 여론조사업체 발표와 인용 보도가 줄이으면서 1년여간 혜택을 봤다는 지적이다. 이 기간은 집권 초기 허니문을 감안하더라도, 도를 넘은 여권편향보도로 '문(文)비어천가'라는 풍자적 용어까지 나왔다.

같은 기간 '탄핵 낙인'에 당내 분란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 대상이 됐던 한국당은 리얼미터 조사 상으로는 '20% 전후 박스권'만 맴돌았다. 한국갤럽의 경우 이 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당청 지지율을 발표했으나, 한국당만큼은 10%대 초반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리얼미터 역시 6.13 지방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6월7일) 전날까지 실시된 6월1주차 주중집계에서 '호남 정당' 민평당이 한국당 텃밭 대구·경북에서 전주대비 7.9%p나 약진한 10.8% 지지율 3위 정당에 올랐다는 이례적 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 각각 '70%대·50%대 지지율'이라는 프레임에 힘입어, 여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14곳을 석권하는 '역대급' 압승을 거뒀다. 

대구시장·경북지사 두곳을 사수하는 데 그친 한국당은 정작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 정당득표율 27.76%로 뒤늦게 확인돼, 종전의 한국당 여론조사 지지율이 득표율 대비 10%p 이상 저평가돼왔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때까지 주류 여론조사업체나 언론 사이에서는 편승효과가 거론된 사례가 없었는데, 지지율 자료를 언론에 제공하는 리얼미터가 먼저 편승효과 탓을 하고 나선 것이다. 

리얼미터가 5월31일 발표한 5월5주차
리얼미터가 지난 5월31일 발표한 5월5주차 주중집계 해설자료 일부

이 업체는 앞서의 공표자료에서 야권의 대여(對與)비판을 줄곧 '공세'로 치부하는가 하면, 지난 5월5주차 주중집계 발표 당시에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주대비 1.3%p 내리고도 '약보합세'라고 표현하거나 "소득 양극화 심화 등 민생·경제 관련 최근의 '부정적 보도' 확대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정책부작용 대신 언론 보도를 문제삼는 해설 행태를 보인 바 있다.

더구나 리얼미터는 지난 7월1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유엔 “북한 석탄, 한국서 환적”…석탄세탁에 한국 이용 확인> 보도를 계기로 '북한산 석탄 밀반입' 논란이 촉발된 이후 조사 공표자료에서 "석탄" 두글자조차 거론한 적이 없다. 지난달 19일 발표된 7월3주차 주중집계는 물론 이후 이날에 이르기까지 주중·주간집계 결과 해설자료 공히 나타나는 특성이다.

이는 북한산 석탄 밀반입에 문재인 정부가 관여했거나 방치했다는 의혹, 한국 기업과 정부가 미국발(發) 세컨더리(제3자)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의 불안감이 팽배했음에도 여론조사업체부터가 외면한 셈이다. 여권편향성이 감지되는 데에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향력 아래 있는 TBS, 친여(親與)좌파성향 매체 CBS노컷뉴스가 리얼미터 여론조사 의뢰 주최라는 점 역시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제기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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