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소득이 크게 줄어...1분기 지니계수 0.401로 커져

최저임금 인상이 ‘90%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설명과 달리 저소득층의 소득이 오히려 줄면서 소득 불평등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8월호에 실린 '최근 소득불평등의 추이와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장소득(근로소득 등 시장을 통해 얻은 소득)을 기준으로 한 가구소득 지니계수는 0.401로 지난해 같은 기간(0.375)보다 더 커졌다. 복지 혜택 등을 반영한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해도 올해 1분기 지니계수는 0.347로 작년(0.327)보다 높아졌다. 

지니 계수는 소득 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지난 2006년 이후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가 0.4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수치가 나타난 것은 저소득층 소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상위 20%의 시장소득은 지난해보다 12.2% 늘어났지만, 소득 하위 20%의 소득은 8.5% 줄었다. 근로소득 또한 올해 소득이 가장 높은 20%는 지난해보다 10.5% 늘었지만, 소득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27.1%나 줄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가운데 가구주가 취업해 있는 경우는  전년 동기보다 35.4% 줄어든 21.2%에 그쳤다. 반면 상위 20% 중에선 97.5%가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신욱 연구위원은 "가구소득에서는 노동소득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가구주 노동소득을 결정하는 건 일차적으로 취업 여부"라고 했다. 소득 양극화가 심해진 데에는 저소득층 위주로 불어닥친 '고용 한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올해 1·4분기 소득 하위 20% 2인 이상 가구에서 무직자 가구 비중이 57.0%로 전년(49.1%)보다 7.9%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 2.6%포인트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편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주장했으며 이에 청와대는 "저소득층일수록 소득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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