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3차 재정추계 자료 분석

국민연금이 지난 5년간 내놓은 경제성장률과 출산율 추계가 단 한 해도 실제와 비슷했던 적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연금이 경제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가정해 이대로라면 기금 고갈이 당초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납세자연맹이 공개한 ‘3차(2013년 발표) 국민연금 재정 추계 관련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5년간 지난해 단 한 차례만 제외하고 기금 투자 수익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3차 재정 추계에서 정부가 전망한 향후 5년 평균 투자 수익률은 6.534%였으나, 실제 수익률은 5.204%로 예상보다 1.33%포인트 낮았다. 1.28명으로 예상한 5년 평균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실제 1.172명으로, 0.1명 이상 차이가 났다. 경제성장률 역시 정부는 5년 평균 4.1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2.98% 성장에 그쳤다.

올해 예상 기금 투자 수익률 역시 정부는 7.26%로 전망햇지만, 올해 5월 기준으로 현재 수익률은 0.49%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올해 수익률은 1.16%에 불과하다.

투자 수익률, 출산율,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 국민연금 기금이 늘어나 고갈 시기가 늦춰지는데, 정반대로 나온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이 당초 예상보다 1%포인트 떨어지면 기금 고갈 시점은 5년가량 앞당겨진다.

국민연금 재정 추계는 향후 70년간 재정의 장기 추이를 전망하는 것으로, 2003년부터 5년마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보건복지부 산하 재정추계위원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4차 재정 추계에는 기금 고갈 시기가 3차 재정 추계 때 예상했던 2060년보다 3년 당겨진 2057년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길 예정인데, 3차 재정 추계 때 사용된 변수들이 실제 달성치와 큰 차이를 보임에 따라 4차 재정 추계의 정확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납세자연맹은 "정부가 예상 기금 소진 시기를 늦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낙관적인 가정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측은 "3차 재정 추계 당시에는 투자 수익률 예상 수치를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 전망치의 1.1배'로 계산했는데, 이 방식이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채권 등의 수익률 전망까지는 반영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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