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MBK, ING생명 지분 59% 인수 재협상 돌입

신한금융그룹이 2조4000억원에 ING생명보험을 경영권 지분 인수를 놓고 협상에 돌입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은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인수를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의 지분 59.1%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말, 배타적 협상권 기한이 만료에도 협상을 이어갔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임했지만,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에도 신한금융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M&A가 필요하지만, 무리한 금액을 쓰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ING생명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인수 대상자를 찾지 못한 MBK파트너스는 올해 말 ING 브랜드 사용 기한이 만료되는 점을 고려해 가격을 낮춰 재협상을 시작했다. ING생명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을 '오렌지 라이프'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인지도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재 양측은 인수가격을 놓고 협상중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ING생명 지분 100%를 사들이는데 고려한 금액을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 59% 인수금액을 대략 2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는 만큼 2조4000억원보다 낮은 수준에서 마무리될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ING생명 M&A가 급물살을 탄 것은 맞다"며 "가격 이외에도 다양한 계약 조건들이 있어서 속단할 수는 없으나 대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보면 가격은 어느 정도 협상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일각에선 최근 KB금융지주에 내줬던 리딩뱅크 지위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도 본다.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ING생명을 인수하면 수익성 범위를 넓힐 수 있고, '리딩뱅크' 자리도 탈환할 수 있게 돼 이해관계가 맞는 것으로 봤다. 신한금융은 2011년 이후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해 오다가 지난해 KB금융에 자리를 내줬다. 은행과 카드에 집중된 신한금융의 사업구조 역시 개선할 수 있다.

협상이 완료되면 신한금융은 임시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올리게 된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당장 이달 16일과 17일 정기이사회에서는 해당 건이 정식 안건으로 부의되진 않았다.

한편 인수가 성사되면 생보업계에도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ING생명의 자산규모를 합치면 60조원으로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서게 된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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