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 급락에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 사상 최저 수준까지 추락
신흥국, 통화가치-주가 '동반 하락' 충격 … 브라질-멕시코까지 영향

터키 화폐 가치 폭락으로 세계 신흥시장에서 각국 통화가치와 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터키 리스크'에 미국 뉴욕증시도 13일(현지시간) 아시아와 유럽 증시에 이어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도 터키발(發) 위기의 파급력에 주목하면서 경계 심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터키 리라화가 연일 폭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45%로 5%포인트 전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통화가치를 뒷받침했지만 결국 달러당 29.97페소에 마감하면서 30페소 돌파를 목전에 뒀다.

아르헨티나의 메르발 증시 지수는 이날 3.46% 하락했다.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도 사흘째 하락하면서 달러당 3.897헤알까지 올랐다. 헤알화 가치는 0.5% 내린 것이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 역시 1.1% 내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도하는 글로벌 긴축 흐름 속에 살얼음판을 걸어왔던 신흥국 통화가치에 연쇄적인 충격이 가해진 셈이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신흥국 통화도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전날 한때 10% 넘게 추락했다가 2.3% 하락으로 마감했고 러시아 루블화는 0.1% 내렸다. 아시아에서도 인도 루피화가 1.6%,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가 0.4% 내리는 등 신흥국 통화가 약세였고 주요 신흥국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25.44포인트(0.50%) 하락한 25,187.70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35포인트(0.40%) 내린 2,821.93에, 나스닥 지수는 19.40포인트(0.25%) 하락한 7,819.91에 마감했다.

뉴욕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원유 시장부터 위축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43달러(0.6%) 하락한 67.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선물거래소(ICE)의 브렌트유 9월물도 약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96선을 웃돌았다. 엔화도 강세를 보였다. 터키 중앙은행의 긴급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리라화가 추락을 거듭하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 통화를 팔아치우고 달러화와 엔화를 사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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