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송 비서관 급여 논란에 "개인문제...법리적으로 따지면 될 것 같다"
백원우는 특검 소환 초읽기…드루킹에 靑차원 대응 주도 의혹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12일 서울 특검 사무실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8.8.12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었던 고(故) 강금원 회장의 시그너스컨트리클럽에 '이름만 걸은' 이사로 재직하며 급여를 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송인배 비서관을 상대로 그에게 수년간 수억원의 자금이 흘러간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송 비서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그가 2012년 쯤부터 2016년∼2017년께까지 '시그너스컨트리클럽' 측으로부터 받은 연간 수천만원씩의 돈이 급여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이 아닌지 조사했다. 송 비서관은 당시 민주통합당과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을 거치며 경남도당 양산시 지역위원장 등 원외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시그너스는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고(故)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소유의 회사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 주변 인사 중 ‘캠프 식구’들을 챙기는 등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이곳에서 열린 강 회장 6주기 추도식에는 송 비서관과 김경수 경남지사 등 현 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앞서 송 비서관은 2004년 4월 17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직후 강 회장에게서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은 급여·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송 비서관이 시그너스에서 웨딩사업부 이사 등을 지낸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홈페이지에는 "예식 전반에 대한 상담은 웨딩사업부 송인배 이사에게 해달라"는 공지와 함께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돼 있기도 하다.

그러나 송 비서관이 이 시기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거나 당직을 맡는 등 정치 활동을 병행한 점 등을 근거로 특검측은 송 비서관에게 흘러들어간 금품의 실제 성격이 무엇인지를 두고 의문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송 비서관이 '드루킹' 김동원씨로부터 2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조사하던 중 그의 계좌내역에서 이 같은 거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과는 무관한 '별건' 사건에 가까워 정식 수사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놓고 특검 역시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사 기한이 25일까지여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벌이기에는 시간이 부족할뿐더러 특검의 주된 수사 대상이 네이버 댓글 등을 통한 인터넷 여론 조작이어서 이번 의혹을 `특검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검 관계자는 "송 비서관은 아직 참고인 신분"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드루킹' 김동원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 달라고 인사 청탁한 인물인 도 변호사를 면담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조만간 소환하겠다고 밝히는 등 청와대 인사들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백 비서관은 드루킹이 체포된 직후 도모 변호사에게 전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백 비서관 역시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부를 예정이다.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민정비서관이 특검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백 비서관이 실제로 도 변호사를 청와대 연풍문으로 불러내 면담을 한 점 등을 유의미하게 살피면서 인사청탁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수사해왔다. 특검은 드루킹의 다른 측근 윤모 변호사가 3월 초 청와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사로부터 아리랑TV 이사직을 제안받은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측은 이와같은 논란에 "개인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리적으로 따지면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계자는 또 '앞서 청와대에서 송 비서관을 임명할 땐 확인됐던 사안이냐'는 데에는 "그건 잘 모르겠지만, 공개적으로 이사로 등록하고 급여를 받았다는건데, 그럼 우리가 신원조사를 할 때 다 확인이 됐을 듯하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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