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말했듯 남북관계 개선-北비핵화 같이 가야…남북대화 추이 지켜볼것"
"北김정은 싱가포르서 약속한 비핵화 이행 전까지 제재, 동맹국 공동목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싱가포르 약속 지키길 기다려" 거듭 강조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13일 북한 정권이 비핵화 이행 선결조건이라며 종용하는 6.25 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해 "지금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너무 빠른 것 같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기 전까지는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고 거듭 일축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 국립외교원에서 '한미관계: 새로운 65년을 향하여'를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종전선언 전망을 묻자 "싱가포르 합의가 이행되는 것이 출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남북관계의 개선을 바라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는 같이 가야한다"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남북대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답은 현재 진행중인 외교와 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본다"며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이 공유하고 있는 목표인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는 외교가 답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정권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보여주기 식' 조치 후 "미국이 어떤 보상도 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데 대해서도, 해리스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길 기다리고 있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을 역임했을 당시의 해리 해리스 現 주한 미국대사.(사진=연합뉴스)

그는 한국의 북한산 석탄 밀반입 미국의 독자제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도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있고 미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구체적 답변을 꺼렸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행동을 기다려야 한다. 그것을 본 다음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아직 문재인 정부의 조치가 충분치 않다'는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및 3차 남북정상회담 전망에 대해서는 "(별도로) 국무부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지켜볼 것이고, 모든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일관된 대응을 위해 협조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설에 대해서는 "언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앞서 지난 2일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가진 부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을 한번 하면 돌이킬 수 없다"며 "종전선언을 하려면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상당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그는 "종전선언은 너무 빨리 하면 (돌이킬 수 없는 조치로서) 나중에 협상이 실패했을 때 김정은만 혜택을 본다"며,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에 대해 "핵시설 명단을 제출하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추구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로 가는 출발점은 핵시설 명단의 제공"이라고 강조를 거듭했다.

이밖에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할 때까지 미국의 독자 제재와 유엔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 북한의 대외 위협이 핵·탄도미사일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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