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당국의 비호나 묵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것이 합리적 의심"
“심층취재와 집중 보도는 거의 없었다 ... 애써 눈 가리고 입 다물고 있는 것 같아 보여”
“제재 받고 있는 실상 보도하기보다, 평양 모습을 마치 평양 방송처럼 보도하는 것 같다”

 

북한산 석탄 밀수입 의혹에 대한 관세청 발표와 관련해 KBS공영노조가 “북한산 석탄을 몰래 들여온 사건에 대해 관세청이 석연찮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KBS뉴스9>은 이에 의문이나 비판기사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북한에 기자를 들여보내 ‘평양찬가’를 방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영노조는 13일 성명을 내고 “언론들은 현지취재 등을 통해 밀수수법, 배후, 기업과 금융기관의 유착 등 다각적인 취재로 그 실상을 낱낱이 공개해서 국민의 불안을 덜어줘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의 석탄을 수차례 몰래 들여와서 발전소에 사용한 것은 개인 기업이나 브로커가 자력으로 해낼 수 있는 성격이 아닐 것”이라며 “당연히 당국의 비호나 묵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것이 합리적 의심”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수사도 마지못해 한 것 같은 느낌이었고, 언론, 특히 방송의 심층취재와 집중 보도는 거의 없었다”며 “애써 눈을 가리고 입을 다물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영노조는 12일 <KBS뉴스9>보도에 대해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를 취재하러 간 KBS기자가 이른바 ‘평양의 풍광’을 보도했다”며 “핵무기 개발로 인해 국제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실상을 보도하기보다는, 북한이 자랑하는 평양의 모습을 마치 평양 방송처럼 보도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같은 날 북한 노동당 대표단이 고 전태일 씨의 묘소를 찾아 참배한 것을 보도했다”며 “”북한 노동자들과 정말 남북의 노동자들의 하나 된 모습이 너무 감동스러웠습니다“는 전태일 씨 동생인 전태삼 씨의 인터뷰를 방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KBS의 보도 행태에 대해 공영노조는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고 남한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친북한 정책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며 “공영방송 KBS도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서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고 비판하라. 그리고 북한의 핵무기 실태와 우리의 안보, 그리고 경제상황 등의 뉴스를 가감 없이 보도하라”고 촉구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하 전문-

(KBS공영노동조합 성명서) 석탄 밀반입 덮지 말고, 북한 찬양 중단하라.

북한산 석탄을 몰래 들여온 사건에 대해 관세청이 석연찮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KBS뉴스9>은 이에 의문이나 비판기사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북한에 기자를 들여보내 ‘평양찬가’를 방송하고 있다.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의 석탄을 수차례 몰래 들여와서 발전소에 사용한 것은 개인 기업이나 브로커가 자력으로 해낼 수 있는 성격이 아닐 것이다. 당연히 당국의 비호나 묵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것이 합리적 의심이다.

또 북한에서 석탄만 들여왔다고도 보여지지 않고, 더구나 어떤 것들을 북한에 지원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져야한다. 엄연하게 북한의 핵무기 폐기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UN 안보리에서 결정된 북한지원 금지 사항을 당사자국이 위반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물건을 몰래 들여온 것은 이적행위이고, 이런 것은 검경합동 수사단을 꾸려 대대적으로 조사했던 것이 과거의 예이다. 그리고 언론들은 현지취재 등을 통해 밀수수법, 배후, 기업과 금융기관의 유착 등 다각적인 취재로 그 실상을 낱낱이 공개해서 국민의 불안을 덜어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없었다. 당국의 수사도 마지못해 한 것 같은 느낌이었고, 언론, 특히 방송의 심층취재와 집중 보도는 거의 없었다. 애써 눈을 가리고 입을 다물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이런 가운데, <KBS뉴스9>은 8월 12일 평양 현지에서 <달라진 평양...여유 속 속속 ‘새 단장’ 한창>이라는 리포트를 보도했다.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를 취재하러 간 KBS기자가 이른바 ‘평양의 풍광’을 보도한 것이다.

“ ... 30층 넘는 고층빌딩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고, 구 시가지가 대체로 회색빛인데 반해 새로 들어선 거리들은 다채로운 색감을 자랑합니다.”

“ 단정하지만 세련된 옷차림, 알록달록 원색의 옷을 입은 주민들도 어디서든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기사정도 원할해진 듯, 건물마다 불을 밝혀놓았다고 보도했다.

핵무기 개발로 인해 국제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실상을 보도하기보다는, 북한이 자랑하는 평양의 모습을 마치 평양 방송처럼 보도하는 것 같다.

평양을 제외한 북한 전역이 생지옥 같다는 탈북자의 증언들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굳이 KBS기자가 이런 ‘평양찬가’를 불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KBS뉴스9>은 같은 날 북한 노동당 대표단이 고 전태일 씨의 묘소를 찾아 참배한 것을 보도했다.

이 뉴스에서 “오랜 시간 우리가 함께 만나기를 기다렸던 북한 노동자들과 정말 남북의 노동자들의 하나 된 모습이 너무 감동스러웠습니다.”

라는 전태일 씨 동생인 전태삼 씨의 인터뷰를 방송하기도 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고 남한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친북한 정책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공영방송 KBS가 문재인 정권 찬양에 이어 북한 칭송까지 서슴지 않는다면, 도대체 KBS는 왜 존재한단 말인가.

또한 경제정책의 실패, 북한 석탄 밀반입 파문, 드루킹 특검 등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하자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남북정상회담 등 이른바 신북풍으로 국면전환 등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면, 오산이다.

이제 더 이상 국민들은 쇼에 속지 않는다.

이제 공영방송 KBS도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서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고 비판하라. 그리고 북한의 핵무기 실태와 우리의 안보, 그리고 경제상황 등의 뉴스를 가감 없이 보도하라.

KBS가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방송이라는 말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2018년 8월 13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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