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구체적 일정 합의 공개않고 '덜컥' 발표부터
조명균 장관 "초청하는 北 입장이 중요 ... 일정·상황 감안할 때 9월 안에 평양에서 하기로"
北, 文정권 출범 후 두 차례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비핵화 의지 보이지 않아

남북 문재인-김정은 정권이 오는 9월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 날짜는 국민을 상대로 알리지 않았다.

남북은 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3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사항을 담은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남북은 보도문에서 "회담에서 쌍방은 판문점선언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했다"면서 "회담에서는 또한 일정에 올라있는 남북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가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는 남측에서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이 대표로 나섰다.

북측은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대표단을 꾸렸다.

이날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일정과 방북단 규모는 확정해 발표하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못한 것과 관련해 북측 단장인 리선권은 이날 종결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기자 선생들 궁금하게 하느라 날짜 말 안했다"면서 "날짜 다 돼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 궁금해야 취재할 맛이 있지"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9월 초·중·하순 중 언제냐'는 질문에 "9월 안에 있다"고만 했다. 북한 정권수립일인 9·9절이 회담 일정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9월 안에 진행된다. 날짜도 다 돼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리선권은 '오늘 회담이 잘 된 것이냐'는 질문에 "네. 잘됐다"고 답했다.

앞서 회담에서 모두발언을 먼저 시작한 북측은 비핵화와 정부의 대북제재 공조 방침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리선권은 모두발언에서 4·27 정상회담과 5·26 정상회담, 평양 통일농구대회와 분야별 회담을 언급하며 "6·15시대 때도 이렇게 각 분야별 분과회담이 진행되고 공동보도문이 선출되는 게 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리선권은 발언 도중 이날 전체회의를 공개하자고 또다시 제의했으나, 조명균 장관 측에서 난색을 표함에 따라 예정대로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조 장관은 "북측 속담에 한배를 타면 한 마음이 된다는 속담이 있는 거로 안다"며 "서로 같은 마음으로 해 나가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오늘 회담도 제기되는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인데, 그런 마음으로 해나가면 못 풀 문제가 뭐 있겠느냐"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고위급회담 종료 뒤 가진 브리핑에서 당초 기대와 달리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못한 이유에 대해 "초청하는 북측의 입장이 어떤가가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일단 가급적 빨리하자는 방향에서 논의됐지만, 북측의 일정·상황들을 감안할 때 9월 안에 평양에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6명의 우리국민 억류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북한 여종업원 탈북자와 관련해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구체적인 사안을 말씀드리기 보다 인도적 문제나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양측간에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있다면 잘 풀어나가자 정도의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남북은 5월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6월1일 판문점선언 후속 이행을 위한 첫 번째 고위급회담에서 군사·인도·체육·철도 등 분야별 회담을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며, 이후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이산가족 상봉,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6월 싱가포르에서의 미북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회담의 핵심의제였던 북한의 비핵화가 거의 진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현재까지 실질적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보이지 않고 ‘종전선언’과 남북 경제협력 확대만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비핵화 조치가 없는 한 종전선언도, 제재해제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8월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 회담에서 도출된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 전문(全文).

남과 북은 2018년 8월 13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진행하였다.  

회담에서 쌍방은 판문점선언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하였다. 

회담에서는 또한 일정에 올라있는 남북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가지기로 합의하였다. 

양연희 기자 yeonhe@pennmike.com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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