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 쓰는 것은 '펑펑'-나랏빚 갚는데는 소홀한 文정부
미래 세대가 나중에 갚아야 할 '나라빚'이 크게 늘면서 국채와 특수채의 발행 잔액이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작년과 올해 세수(稅收)가 당초 예상보다는 크게 늘어났는데도 이처럼 나랏빚이 급증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나랏돈을 쓰는데는 적극적이지만 나랏빚은 갚는데는 소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보증하는 채권인 국채와 특수채 발행잔액이 1000조2093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국채는 671조6411억 원이고 특수채는 328조5682억 원이다.
국채는 국가가 발행한 채권이다. 또 특수채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공채와 사채(社債)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특수채로는 한국전력공사채권, 토지개발공사채권, 수자원공사채권, 한국도로공사채권, 한국가스공사채권, 부실채권정리기금채권, 예금보험기금채권 등이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채는 617조 원이었고 특수채는 338조 원이었다. 문재인 정권 출범 첫 해였던 작년에 비해 올해 7월까지 국채는 54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국가 부채 상환 규모를 대폭 줄인 탓이다. 올해 국채 발행액은 83조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86조 원)보다 소폭 준 가운데 상환액은 27조 원으로 작년 동기(41조 원)보다 훨씬 많이 감소했다.
국채와 특수채를 합한 잔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말만 해도 427조 원이었는데 10년도 안돼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2014년 말 801조 원, 2015년 말 879조 원, 2016년 말 918조 원, 작년 말 953조 원 등으로 늘었고 결국 이번에 1000조 원을 넘어섰다.
한편 기획재정부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세 수입은 157조2000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9조3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에도 국세수입은 전년보다 22조8000억 원 증가해 '세수(稅收) 풍년'을 기록했다. 늘어나는 세수를 국채 상환 등에 쓰면 나랏빚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지만 현 정부는 이런 노력을 게을리하면서 세수 호황 속에서도 국채와 특수채 잔액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