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 15개월 연속 하락…1999∼2001년 수준 육박
단순 하락뿐만 아니라 하락 폭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해외 비해 낙폭 커

한국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OECD의 경고 신호가 더 심화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추정하는 한국 경기선행지수(CLI)가 1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012년 11월 이후 5년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2일 OECD에 따르면 올해 6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전월보다도 0.3포인트 내려간 99.2로 측정됐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통상 100을 기준점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상승, 이하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한다.

특히 상승 흐름인지 하강 흐름인지를 가늠하는 중요 지표로도 활용된다. 100 아래라도 상승 흐름이라면 향후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문제는 한국의 지수가 꾸준히 하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수 둘째 자리까지 보면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3월 100.98로 정점을 찍고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15개월 연속 전월보다 하락했다.

이보다 더 길게 경기선행지수가 하강했던 것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9월부터 2001년 4월까지 20개월 연속 뿐이다.

단순히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 폭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2월까지 매월 0.1포인트 내외로 하락했던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3월 99.93으로 100이 붕괴하면서 0.2포인트로 낙폭을 넓혔다. 가장 최근인 6월은 하락 폭이 0.3포인트까지 커졌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OECD 회원국 평균 경기선행지수도 작년 11월 100.23으로 정점을 찍고서 12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했다. 4∼6월은 100 이하다.

다만, 다른 국가는 하락 시점이 최근이고, 하락 폭도 한국보다 작다는 점이 차이다. 다른 국가보다 한국 경기가 더 먼저 더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통계청의 지표도 좋지 않다. 지난달은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해 6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5월에 보합을 나타냈고, 6월에 0.1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내외부의 경고 신호에도 아직 경기둔화 판단을 공식화하기에는 이르다고 무마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전환점 발생으로 보지만 5월에는 보합이었다"며 "6개월 연속 하락하더라도 다른 지수를 함께 보며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OECD는 한국은행·통계청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 지수를 활용하며, 최근 수치에 가중치를 두는 방법으로 경기선행지수를 산출한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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