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국민들에 "금·달러 팔아 리라화 사라" 읍소
美-터키, 미국인 목사 구금·무역분쟁·시리아 사태 등으로 갈등 고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터키에 대해 철강과 알루미늄의 관세를 2배로 부과하는 것을 방금 전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터리 리라화는 우리의 매우 강한 달러에 대해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터키산)알루미늄(관세)은 이제 20%가 되고, 철강(관세)은 50%가 될 것이다. 터키와 우리의 관계는 현재 좋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6월에도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에 터키는 상응하는 관세로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하는 등 불안이 지속하는 터키 리라화에 대해 "그들의 통화인 리라가 우리의 강한 달러 대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터키와의 관계는 좋지 않다"고 말해 양국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과 터키는 미국인 목사 구금, 무역분쟁, 시리아 사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터키가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장기 구금한 것에 항의하며 터키를 제재했다.

지난달 말 브런슨 목사의 즉각 석방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터키에 대규모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정부의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을 제재했다.

1993년 터키에 입국한 브런슨 목사는 2010년부터 서부 이즈미르에서 교회를 이끌어오다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죄로 구속된 뒤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이에 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보복조치를 지시하는 등 맞불을 놓아 미-터키 갈등은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미 정부는 이어 지난 3일 터키가 미국 시장에 대한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도 살피기로 했다.

만약 터키가 GSP 자격을 잃으면 17억 달러(약 1조9천억 원)에 달하는 터키산 제품에 관세 특혜가 사라져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는다.

이날 터키 리라화 가치가 붕괴 양상을 나타났다. 달러/리라 환율이 한 때 20% 넘게 폭등했다. 정부가 중앙은행 독립성 보장 등의 대책을 발표했으나 먹히지 않았다.

장중 22.73% 급등해 사상 최고치인 6.8010리라까지 찍었다. 이날 환율 상승폭은 지난 2001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가장 컸다. 

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 국민들에게 가지고 있는 금과 미 달러화를 팔아 추락 중인 리라화 가치를 지지해 달라고 밝혔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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