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특검 소환조사 후 귀가하던 김경수에 50대男 휴대전화 투척, 잡아당겨
현장경찰 즉각연행해 제지…사건 발생후 親與매체들 "보수단체 회원"說 유포
폭행범 천창룡씨, 유튜브에 說과 달리 "박근혜 퇴진·썩은 삼성·이재명 지지" 행적
최근 李 지지 변심한 듯 "구속하라" 잇따라 영상 올려, "김경수 구속"까지 주장
李 비서실 공유한 천씨 트위터 글도 "촛불" 연신 강조 좌파성향 두드러져
경찰대응은 불과 나흘 전 '김기춘 석방반대' 극좌단체 집단폭력 방관 사례와 대조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10일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 두번째 소환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던 중 1인 유튜버 천창룡씨(50)에게 폭행당했다.(사진=중앙일보 영상 캡처)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10일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 두번째 소환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던 중 1인 유튜버 천창룡씨(50)에게 폭행당했다.(사진=중앙일보 영상 캡처)

더불어민주당원 포털 기사·댓글 여론조작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씨(48·구속)와 '공범'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0일 허익범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를 받고 귀가하던 중 한 5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당한 경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두번째 특검 조사를 마치고 10일 오전 5시20분 귀가하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걸어가면서 취재진 질문에 응하던 중 천창룡씨(50)가 던진 휴대전화로 뒤통수를 가격당했고, 천씨가 뒷덜미를 잡아당겨 끌려가는 등 폭행을 당했다.

김 지사는 잠시 휘청거렸지만 경찰이 천씨를 곧바로 제지해 유혈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천씨를 체포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천씨가 '몸이 아프다'고 호소해 일단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병원 치료가 끝나는 대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폭행당한 사건이 알려지자, 친여(親與)성향 매체들은 뚜렷한 물증도 없이 천씨를 "보수단체 회원"이라고 몰아세우는 정략적 보도부터 쏟아냈다. 

어떤 단체의 일원인지 그 명칭조차 거론하는 매체는 전무(全無)한 채로, 연300억원대 정부예산 지원을 받는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 보도 등을 출처로 보수단체 회원설(說)이 퍼져나갔다.

10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귀가 중이던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폭행한 천창룡씨의 유튜브 계정에는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퇴진하라는 1인 삭발시위를 벌인 영상이 첫 영상으로 올라와 있다.
10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귀가 중이던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폭행한 천창룡씨의 유튜브 계정에는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퇴진하라는 1인 삭발시위를 벌인 영상이 첫 영상으로 올라와 있다.

천씨는 스스로를 경남 거제도 출신 "사회운동가"라고 밝히고 유튜브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활동한 것으로 곧 드러났다.

여권 내에서도 친문(親문재인)세력과 각을 세워온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를 "구속하라"며 지난달 초 시위를 벌인 행적이 우선 눈에 띈다.

그러나 천씨의 유튜브 페이지에 게재된 영상 전체(총 12건)를 확인한 바, 가장 먼저 올라온 영상은 2016년 11월7일 그가 청와대 앞에서 삭발한 채 "박근혜는 퇴진하라"라고 외치는 1인 시위였다.

두번째 영상은 "썩어빠진 권력!!! 썩어빠진 삼성공화국!!! 이재용!!!"이라는 반(反)대기업 정서가 짙은 제목으로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천씨가 지난해 2월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서울 서초구 사무실 앞에서 영상 생중계를 시도하다가 경찰에 제지당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세번째 영상은 "민주주의 성지인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님을 공개"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2월27일 게재됐다. 

천씨는 영상을 올리면서 "(2017년) 1월15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전국에서 모이신 이재명 대통령후보님을 지지하시는 분들과 함께 대선후보 첫 출정식(일명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에서 썩어빠진 거제도와 썩어빠진 대한민국을 바로잡기 위해 연설"했다며 "이재명 대통령후보님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투쟁 투쟁!!!"이라고 적었다.

천씨는 지난해 '오렌지색'으로 민주당 친문세력과 차별화를 꾀하고,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한 강성좌파 스탠스로 대권에 도전했던 이재명 지사에 대한 '열성 지지자'였던 셈이다.

천씨가 이후 유튜브에 올린 영상 대부분은 정치 현안과 거리가 멀었다.

천창룡씨(50)의 유튜브 계정에 게재된 영상 전체(12개) 목록.
천창룡씨(50)의 유튜브 계정에 게재된 영상 전체(12개) 목록.

하지만 지난 7월2일 "대국민 협박 사기꾼 이재명을 구속하라!!!", "대국민 공갈 협박 사기꾼 선거내란사범 이재명을 구속하라!!!"라는 제목의 영상 2건을 잇따라 올렸다.

마지막으로 올린 1건은 이날 김 지사를 폭행한 직후 게재한 것으로 보이는 "드루킹 특검사무실 앞 김경수 2차 소환조사! 부정선거 공범 김경수를 구속하라! 부정선거 문재인 구속하라!!"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다. 

10분8초 분량의 영상 속 천씨는 허익범 특검사무실 인근에 걸린 "노회찬(전 정의당 원내대표)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부검 수사하라" "드루킹 주범 김경수를 구속하라"라고 적힌 대한애국당 측 시위대의 현수막에 접근해 자세히 비추거나, 자신의 얼굴을 비추며 독백을 이어나갔다.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트위터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트위터

이런 가운데 이 지사의 비서실은 이날 이 지사 트위터를 통해 "김 지사 폭행범 천씨는 경기도청 앞에서 이 지사 반대 집회를 진행하던 사람"이라고 알렸다. 

특히 해당 트위터를 통해서는 천씨의 트위터 글을 공유하며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공유된 지난 5일자 트윗에서 천씨는 "대국민 공갈협박 사기꾼!!! 이재명 타도와 구속촉구 집회!!!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라면서 경기도청 앞 집회를 실시간 중계했다.

그러나 천씨는 이 게시물에 해쉬태그(#)와 함께 이 지사를 "촛불배신자"라고 비난하면서 "촛불집회" "촛불혁명" 등을 거론해, 김 지사 폭행 이후 적잖은 언론들이 퍼뜨린 '보수단체 회원설'과는 한층 거리가 멀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6일 새벽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석방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태운 차량이 석방에 반대하는 극좌성향 시위대에게 포위돼 차체 파손까지 당했지만, 경찰들은 시위대를 제대로 제지하지 않았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신속 대응은 지난 6일 새벽 김기춘 전 '박근혜 청와대' 비서실장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섰을 때 벌어진 물리력 충돌 당시와 극히 대조된다.

종북적인 당 강령 등 이유로 해산된 구(舊) 통합진보당 후신 격인 민중당원 등 극좌시위대는 김기춘 전 실장 석방에 반대한다며 경찰 통제선을 넘어 40여분간 그의 차량을 에워쌌다.

경찰 200여명이 만든 '인간띠'는 맥없이 무너졌다. "매국노 XX야 어딜 기어나와" "악의 축, 악마XX는 무릎 꿇고 사죄하라" 등 욕설을 퍼부으며 김 전 실장을 몸으로 밀어 차에 타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김 전 실장은 차량 뒷좌석에 겨우 탔지만, 시위대는 차 문을 열고 끌어내리려고까지 했다. 

이들은 경찰이 보는 앞에서 버젓이 물리력을 행사해, 차량 앞 유리창이 깨지고 차체가 일부 찌그러질 정도였다. 그러나 경찰은 사실상 '테러행위' 가해자들을 "정치적 집회 참가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면 시위대를 자극해 상황이 격화될 우려가 있다"며 체포하지 않았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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