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 2차 ‘피의자’ 소환
드루킹 “김경수와 8만건 작업” 폭로 ... 계속 커지는 의혹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드루킹’ 김동원씨(49)와 ‘공범’ 의혹을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9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두번째 소환됐다.

김 씨가 김 지사에게 댓글 작업 내용을 보고한 정황이 드러나며 특검의 두 번째로 호출된 김 지사는 ‘캠프 내 전문가들을 제치고 굳이 드루킹에게 자문을 구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국민에게는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의견 수렴하는 게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했다는 드루킹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를 역(逆)으로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안한 적 없다”고 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만 충실히 조사에 협조하고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그렇지만 본질을 벗어난 조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는 충실히 조사에 협조한 만큼 하루속히 경남도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특검에 소환되면서 "국민에게 다양하게 의견 수렴하는 게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소셜미디어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인인 최순실 씨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을 '국정 농단'으로 몰아붙였던 현 정권의 야당 시절 행태를 상기시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특검팀은 주범으로 꼽히는 드루킹도 이날 오후 2시에 소환했다. 김 지사와의 대질신문을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씨는 특검에 출석하며 '대질 신문에 응할 것이냐' '김 지사는 센다이 영사를 제안한 적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한편, 특검은 김 씨가 김 지사에게 경남도지사에게 ‘킹크랩’으로 댓글 작업을 한 내용을 보고한 정황을 포착했다.

9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씨는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던 한모 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지난 2월 9일 “김 의원님(김지사)이 저와 연결되었던 텔레그램 비밀 대화를 삭제하셨더군요. 김 의원님과 제 관계는 1는 4개월 이상 이어져왔고 꼬리 자를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겁닏. 참고로 제가 지난 1년 5개월간 의원님께 일일보고 해드렸던 기사 작업 내용은 모두 8만 건입니다”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메시지에 ‘기사 작업’은 킹크랩을 통한 댓글작업, ‘1년 5개월간’의 기간은 2016년 9월28일, 김 지가사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에 처음 방문한 시점에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는 2016년 11월 25일, 처음으로 김 씨에게 온라인 기사의 접속주소를 보낸 뒤 지속적으로 연락했다. 김 씨는 주로 “처리하였습니다” 또는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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