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2건 여론조사 이어…사상 첫 文지지율 50%대 집계, 與 40%대도 흔들려
일간기준 국정 긍정평가 57.3% 부정평가 36.2% 역대 최저·최고
리얼미터 "전기료 누진제 한시 완화 실망감, 與당원 댓글조작 김경수 소환조사 원인"
北석탄 의혹 확산도 영향 추정…한국당 지지(19.0% ▲1.4%p) 무당층(17.6% ▲3.1%) 늘어
靑, '한주간 지지율 5%p 하락 평가' 묻자 "왜 올랐을 땐 할말 많았는데 질문 안했냐"

8일 데일리안-알앤써치, 쿠키뉴스-조원씨앤아이 조사에 이어, 9일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집권 이래 50%대로 떨어지면서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40%대 유지가 힘든 수준까지 지지율이 내려앉았다.

문 대통령발(發) 전기요금 누진제 '생색내기' 논란, '드루킹' 김동원씨 등 더불어민주당원 포털 기사·댓글 여론조작 사건 등으로 형성된 부정적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 9일 발표한 8월2주차 주중집계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가 전주 대비 5.2%p 하락한 58.0%(매우 잘함 31.6%, 잘 하는 편 26.4%)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 못 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5.4%p 상승한 35.8%(매우 잘못함 15.2%, 잘 못하는 편 20.6%)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6.2%.

리얼미터 여론조사 사상 문 대통령 국정 긍정평가가 60% 아래로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리얼미터 홈페이지
사진=리얼미터 홈페이지

리얼미터는 이같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탈(脫)원전' 기조는 유지한 채 내놓은 한시적 전기요금 누진세 완화방안의 실질적 효과가 여론의 기대에 못 미친 점,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한 '문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특검 소환조사 출석 등 사례를 꼽았다.

리얼미터 측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유엔 대북제재 품목'인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과 관여 기업·정부에 대한 미국발(發) 독자제재 가능성 우려 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뚜렷한 조사 결과 발표조차 하지 않고 있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지난주 65.0%를 기록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간 기준으로 김 지사의 특검 출석,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보도가 있었던 월요일(6일) 63.2%로 하락했고 관련 논란이 확대된 화요일(7일)에는 58.7%로 급격히 내렸다.

아울러 여권 지지층에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완화 방침 추진을 놓고 논란이 벌어진 수요일(8일)에는 57.3%까지 내려 일간 기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은 부정평가도 36.2%에 달해 역대 최고였다.

정당지지율에서도 여당의 하락세는 뚜렷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전주대비 2.7%p 하락한 40.1%로 집계됐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4%p 상승한 19.0%로 20%선에 근접했다.

민주당원 댓글조작 특검 수사 과정에서 드루킹 측 거액 수뢰 의혹을 받던 고(故) 노회찬 의원이 투신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정의당은 0.2%p 오른 14.5%로 3주째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0.5%p 내린 바른미래당(5.3%)은 지지율 4위였고, 0.6%p 하락을 보인 민주평화당(2.2%)은 5위로 조사됐다. '기타 정당' 항목 역시 전주대비 0.9%p 내린 1.3%였다.

사진=리얼미터 홈페이지
사진=리얼미터 홈페이지

이처럼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지지율이 정체하거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한주 동안 3.1%p나 늘어 17.6%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 80% 대 유선 20%' 비중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다. 전국 성인 2만4967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507명이 응답 완료하면서 응답률은 6.0%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다. 보다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오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같은날 오전에 있었던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현안점검회의 분위기를 전하며 "요즘 쟁점이 되는 문제들, BMW(차량 화재), 전기요금 등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하락을 짚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나, 김 대변인은 "리얼미터 등 여론조사 수치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주보다 5%p 넘게 지지도가 하락했고, 취임 후 최저치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언론 질문에는 "왜 지지율이 올랐을 때는 궁금해하면서 질문을 안하나. 그 때는 할 말이 많았는데"라며 "여러분이 분석해달라"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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