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튼 美 NSC보좌관, 최근 "1년내 비핵화, 4월27일 판문점서 金→文 약속한것"
한국당 홍지만 "金 약속 기억할 文이 北 비핵화 약속위반 왜 지적 못하나?"
"'정보 없다, 언급 부적절하다' 깔아뭉개는 靑, 국민에 '진실' 안 내놔"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최근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1년 내 북한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야권에서는 진상 확인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앞서 볼튼 보좌관은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김정은이 4월27일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할 것이고 1년 안에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1년 내에 비핵화를 한다는 아이디어가 어디서 왔는지 논란이 많은데, 그건 김정은에게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지만 대변인은 지난 6일(한국시간) '문 대통령은 왜 진실을 공개하지 않았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볼튼 보좌관의 말은 충격적이다. 그게 사실이면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전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그런 약속을 했으면서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북한만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 했다"고 지적했다.
홍지만 대변인은 "김정은이 자신이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당연히 기억하고 이를 미국에 전했을 문 대통령이 실질적 비핵화에 굼뜨고, 급기야 먼저 안 움직이겠다고 한 북한 외무상의 말에 대해 왜 '약속 위반'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지적하지 못하는가"라고도 지적했다.
특히 "무엇보다 그런 약속을 했다는 사실을 왜 우리 국민에게 진작 공개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은 김일성·김정일 유훈이라는 "조선반도 비핵화"의 연장에 불과한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판문점선언에 명시했을 뿐, 김정은이 비핵화 시한을 약속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없다.
볼튼 보좌관의 최근 언급을 통해서야 김정은이 '1년 내 비핵화'를 약속했었다고 볼 법한 단서가 나온 것이다.
홍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사실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진실을 내놓지 않는 건 북한을 압박하는 게 부담스러워서였나, 아니면 북한의 약속을 믿을 만큼 판단이 순진했던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그러나 볼튼 보좌관의 언급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보가 없다,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못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변인은 7일 추가 논평에서 "김정은이 문 대통령에게 1년 내 비핵화를 약속했는지에 대한 확인 요청을 청와대가 깔아뭉개고 있다"며 이런 정황을 전한 뒤 "김의겸 대변인의 말 자체가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대변인이 임명 계기로) 말진 기자의 자세로 대통령께 묻겠다고 했는데, '정보가 없다'는 것은 대통령에게 묻지 않았다는 것이냐"라며 "알지 못한다면 안 물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물었는데 답이 없었다는 것인가",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라고 시킨 것 같다고 의심한다"고 잇따라 추궁했다.
홍 대변인은 "김정은의 '비핵화 1년' 약속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가 한입으로 두말을 하는 인물인지 판단할 거의 유일한 잣대"라며 "그가 약속을 안 지키면 지금의 비핵화 논의는 너무 위태위태한 것이고, 결국 김정은 수작에 놀아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는 그런 결정적 바로미터를 언급하는 게 적절치 못하다고 한다. 그게 문제가 돼 국면이 바뀌는 게 너무나 싫은 것"이라며 "별의 별 외교 문서를 다 공개하라고 하는 청와대인 걸 아는데, 정상회담 발언은 절대 공개 못하는 문서인 양 속 보이는 연기를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약속이 없었다면 없었다고 당당히 밝히라. 그리고 볼튼 보좌관에 '쓸데없는 소리 했다'고 공개적으로 일갈하라"며 "그러면 국민은 당당함에 박수를 칠 것이고 우리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