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9시뉴스는 文정부 '최저임금 정책' 홍보시간?
KBS 9시뉴스는 文정부 '최저임금 정책' 홍보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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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은 죽겠다는데...KBS “(시급 올렸더니) 돌아온 건 웃음과 활기”
"능숙하게 일하는 모습...사장님은 구인 광고를 낼 필요도 없다”
시청자들 “체감한 바와 괴리감 느껴져...일부 사례로 사회 실태 왜곡”
최저임금 관련 비판적인 내용은 KBS메인뉴스에서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아

KBS 9시뉴스는 지난 4일 토요일, ‘최저임금 시급 만 원’으로 ‘웃음과 활기’가 넘치는 점포 사례들을 소개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정책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하소연이 잇따른 가운데 공영방송이 이러한 비판보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일부 긍정적인 사례만 비중있게 다루며 정부 경제정책을 두둔하고 나서자 시청자들의 비난이 거세다.

KBS 9시뉴스는 지난 4일 <“알바도 가족이니까요”…‘시급 만 원’ 실험해 보니>라는 제목의 방송보도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선(先)시행하고 있는 가게 점포들을 취재한 결과 “조금 양보하며 시작해 본 작은 실험. 돌아온 건 웃음과 활기가 넘치는 일터였다”고 평가했다.
 

KBS뉴스 화면 갈무리


KBS는 “이런저런 고민 끝에 정부가 하라고 하기 전부터 시급을 올려주고 수당도 챙겨준 사장님들도 있다”며 그 결과 긍정적인 모습들을 소개했다. 첫 번째로는 “능숙하게 케이크를 포장하고 과자를 진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장님은 구인 광고를 낼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착한 임금’으로 인해 전문성있고, 지속성 있는 아르바이트 인력이 사장과 상부상조하는 모습이다.

두 번째로는 "시급에 맞춰서 조금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가짐도 들고..."라는 약사 보조업무를 하는 직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늘어난다는 요지의 발언을 실었다. 이어 1만원 시급을 주는 ‘약사’ 또한 “굉장한 자세나 일하는 것이나 이런 것들이 좋은 것 같다”며 “기대 이상”이라고 만족감을 표출했다.

이외에도 해당 보도에는 ‘양보’와 ‘착한 알바’, ‘알바도 가족이니까’라는 표현 등을 활용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도덕적이자 선(善)’으로 규정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해당 기사는 4일 KBS 9시 메인뉴스에서 다뤄진 이후에도 ‘자막뉴스’로도 올라왔으며, 6일 오전 7시와 9시 월요일 출근길에도 다시 전파되며 비중있게 다뤄졌다.
 

KBS자막뉴스 화면 캡처
KBS자막뉴스 화면 캡처


그러나 이같은 보도에 전반적인 사회 실정과는 어긋나는 훈훈한 동화같은 소식일 뿐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해당 점포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 영세업자들이 체감하는 바와 괴리된 모습만 담아 실태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저게 가능한 건 저기 나오는 직원들이 시간당 만원이상의 이익을 사장에게 벌어다 주기 때문”이라며 생산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에 따른 부작용을 꼬집었다. 또한 “실제로 저러는 알바 자리는 없다”, “최저임금은 문제 없으니 자영업자 스스로 적응하라는 홍보방송이냐”며 왜곡된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실제 방송에서 언급한 ‘시급에 맞춰서 조금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서는 ‘현재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서 높이 받는 효과에 따른 것이지 시급이 일괄적으로 만원이 됐을 때 보장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능력에 따른 배분으로 이어지도록 시장원리에 자율적으로 맡겨야 하는 사안도 정부가 과도한 계획주의 경제정책이 초래하는 부작용을 우려도 나온다.

방송이 보도된 같은날 오전에는 올해 상반기 기준 식당‧술집 매출액이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통계가 공개됐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KBS는 이같은 내용을 메인뉴스에서는 따로 다루지 않았다.

전날인 3일에는 기업 10곳 가운데 8곳 이상이 최근 불황을 체감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인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390개 기업을 대상으로 체감 경기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해당 업종에서 불황을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323개사(82.8%)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최대 경영위협 요인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상승'이라는 답변이 34.4%(111개)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73.1%는 지난해보다 인건비가 늘었다고 밝히며 인건비 부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불황으로 인해 달라진 채용 변화에 대해서는 '채용규모 축소'라고 밝힌 기업이 39.0%(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경력직 채용 비중 확대'(35.1%)와 '인턴 등 채용 전 검증 체계 강화'(14.4%)가 뒤를 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의 소비침체 현상도 문제로 제기된다.

지난 7월 말에는 국세청의 국세통계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올해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곳이 넘어갈 것이란 전망 수치가 나왔다. 1년간 개업 대비 폐업 수를 말하는 자영업 폐업률은 2016년 77.8%에서 지난해 87.9%로 높아졌다. 이외에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고용률 지표마저 흔들리며 ‘고용 쇼크’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는 통계수치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중소기업·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최저임금 불복종 운동이 울산에 이어 대구에서도 불붙으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6일에는 전국중소기업 중소상공인협회, 대구중소상공인협회, 울산남구중소기업협의회 등 지역 단체들이 연이어 불복종 대열에 참여한다고 밝히며 절박한 투쟁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조임호 전국중소기업·중소상공인협회장은 26일 "물가는 연 3%씩 오르는데 최저임금 10~16%씩 올리는 게 상식적인 일이냐"며 "회원사 10곳 중에서 8곳 정도가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현장 상황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같은 내용이 담긴 보도들은 메인뉴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보도가 됐더라도 11시 뉴스에 올라온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가운데 KBS의 <“알바도 가족이니까요”…‘시급 만 원’ 실험해 보니> 보도는 일부 긍정적인 측면만 선정함으로써 정부정책만 두둔하고, 전반적인 사회 실태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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