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8보다 2.1을 높게 '그래프 조작'한 靑..."국민을 바보로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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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8.08.05 18:02:34
  • 최종수정 2018.08.10 17:30
  •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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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소득분배 악화' 지우고…유리한 통계만 부풀린 靑 SNS 경제 홍보물
논란된 '전년 동기대비 가계소득증가율' 그래프 6일 만에 수정…데이터 명칭 바뀌어
"일자리 질 좋아졌다"는 '연도별 상용근로자 비율' 그래프도 文정부 시기 과장돼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최근 체감 경기와 유리된데다, 국민의 인지능력마저 시험하는 듯한 '엉터리 통계 시각자료'를 소셜미디어에 유포해 국민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27일부터 '한국경제의 다양한 얼굴-숫자로 읽는 우리 경제'라는 자체 통계 시각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한국 경제는 악화되고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는 정부 입장이 드러난다.

대부분 출처를 '한국은행', '통계청', 'OECD' 등으로만 언급한 채 청와대는 현 상황에서 가장 좋은 지표만 모아놓고 홍보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에 지난 7월31일 게재된  '분기별 전년 동기대비 가계소득 증가율 변화' 지표 시각화 자료. 직선 하나만 그어 보면 시각자료에서 일어난 왜곡을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에 지난 7월31일 게재된 '분기별 전년 동기대비 가계소득 증가율 변화' 지표 시각화 자료. 직선 하나만 그어 보면 시각자료에서 2.8보다 2.1이 높다고 표현한 왜곡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정권 초기 "일자리 정부"를 자임했지만 실업률·체감실업률·청년실업률 등 지표는 온데 간데 없고 '15~64세 고용률'이라는 지표만 거론하고 있다.

저소득층 가계소득부터 크게 쪼그라들어, 김대중-노무현 정부 과도기이던 2003년 이래 15년 만에 최악의 소득분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균등화 5분위 배율 5.95배)도 올해 발표됐지만 '모르쇠'로 일관한다.

소득 평준화를 지상가치처럼 여기던 기존의 좌파 노선과 배치되는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 편에서는 박근혜 정부에서부터 증가세를 보인 벤처투자, 신설법인을 예로 들었다.

청와대가 자료를 시각화 하면서 지나치게 부풀린 정황도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드러나 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페이스북에 세번째로 게재된 '소득 편'은 "가계소득증가율은 나아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분기별 전년 동기대비 가계소득 증가율 변화' 지표를 시각화했다.

청와대는 이 자료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2분기 '2.8%'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3분기 '2.1%'를 높은 위치에 그렸다. 또 1%p 상승한 2017년 4분기 3.1%, 0.6%p 추가 상승한 2018년 1분기 3.7%는 실질적인 상승폭 대비 3배 가까이 부풀려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를 두고 유권자들은 "무슨 그래프를 손으로 그린 것도 아니고 2.1이 2.8보다 높냐" "이게 선동이지 뭐냐" "무슨 괴벨스 정권이냐. 국민들을 개돼지로 아느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고 청와대를 성토했다.

가계소득증가율에 이어 통계청을 출처로 만든 "소비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는 국내 내수시장과 무관한 '해외 소비'까지 포함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아랑곳 않고 지난 3일까지 페이스북에 여섯번째 '국가신용 편'을 올려 "외환보유액은 사상 최대치", "순대외채권도 사상 최대규모" 등을 홍보했다.

한편 이후 청와대는 '분기별 전년 동기대비 가계소득 증가율 변화' 그래프의 이상점 비판이 쇄도하자 6일 그래프를 수정해 페이스북에 재차 게재했지만, '데이터나 시각자료를 오용'한다는 논란은 멎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한국 경제의 다양한 얼굴 III> 소득편 카드뉴스 중 '가계소득 증가율 변화' (세 번째 카드) 그래프에 잘못된 점이 발견돼 수정했음을 알려드린다"며 "그래프 중 15년 2분기 지점의 2.8이 17년 3분기 지점의 2.1 보다 '낮게 보이는 오류'였다"고 밝혔다. 고의성이 두드러진다는 비판에 뚜렷한 해명 없이 '오류'로 치부한 것이다.

청와대가 '분기별 가계소득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 시각화 자료를 6일 수정해서 페이스북에 다시 게재했으나, 이번에는 '전년 동기대비'가 아닌 '전기대비'라고 데이터 설명을 바꿔 추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청와대가 '분기별 전년 동기대비 가계소득증가율' 시각화 자료를 6일 수정해서 페이스북에 다시 게재했으나, 이번에는 '전년 동기대비'가 아닌 '전기대비'라고 데이터 설명을 바꿔 추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수정된 시각자료를 보면 각 수치를 이은 꺾은선 그래프의 기울기는 알맞게 보정됐으나, '분기별 전기대비 가계소득증가율 변화'로 데이터 명칭이 바뀐 채 기입돼 있다. '전년 동기대비'는 전년도 같은 분기와 비교한다는 것이고, '전기대비'란 직전 분기와 비교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데이터 자체의 문제도 거론된다. 가계소득증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된 자료는 '창출된' 소득으로 볼 수 없는 이전소득이 제외되지 않았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소득 상승률'에 그친다는 지적도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법정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소득이 증가한 데 따른 실업 증가, 실직 등으로 인한 한계근로자·저소득층 소득 감소는 애써 외면한 통계치 선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시각자료 자체를 문재인 정부에서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또 다른 사례마저 거론된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청와대가 "일자리 질은 좋아지고 있다"며 '연도별 상용근로자 비율'이라는 지표를 시각화한 자료는 박근혜 정부→문재인 정부 정권교체기를 반영한 2016년 이 지표가 66.4%에서 2017년 66.6%로 0.2%p 소폭 상승했다고 '숫자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각자료로 보이는 그래프상 2016년→2017년 상승폭은 2015년 65.5%→2016년 66.4% 구간(▲0.9%p)과 맞먹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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