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리아와 불법 군사협력·예멘 후티 반군에게 불법 무기 판매 시도도...”

북한이 여전히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고 있으며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불법 원유 거래를 엄청난 규모로 증가시켰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은 또한 시리아 무기 브로커를 이용해 예멘과 리비아에 무기수출을 시도하고 수출이 금지된 자국산 석탄, 철강 등의 제품을 중국, 인도 등에 계속 수출해 6개월 간 약 150여억 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의 제재 실행 여부를 검사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은 지난 6개월 간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대한 극비 보고서를 이날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 위원회에 제출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은 유엔 대북제재 위반인 핵·미사일 프로그램 중단하지 않았다”며 “2018년에도 해상에서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선박 간 정제유와 석탄 거래를 대량으로 증가시킴으로써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계속 위반하고 있다”고 보고서 149p에 명시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해상에서 일어나는 북한의 불법적인 선적 간 정제유 환적의 규모와 용량, 방법이 증가했다”며 “북한은 선박의 위치 추적 장치의 전원을 끄고 선박을 물리적으로 위장하며 더 작은 배를 이용하는 속임수를 쓴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시리아와 군사 협력을 하고 있으며 예멘의 후티 반군에게 불법 무기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소형 무기와 다른 군사 장비들을 외국 중개인을 통해 리비아, 예멘, 수단에 공급하려고 시도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소형 무기 거래 중개인으로 시리아의 무기 불법 거래인인 '후세인 알-알리'를 지목했다. 그는 예멘과 리비아 무장단체에 북한산 소형 무기, 탄도 미사일 등을 공급해온 인물로 지난 2016년 다마스쿠스에서 북한과 예멘의 후티 반군 간 군사 장비 거래 협상을 중재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자들은 2011년, 2016년, 2017년 시리아를 방문했다. 또한 북한의 KOMID는 예멘의 후티 반군에 무기와 탄도 미사일을 계속해서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7월 13일 후티 반군 리더들은 “상호간 이해에 따라 기술과 다른 것들을 교환하는 문제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북한인들을 다마스쿠스에서 만나자며 초청하는 편지를 썼다.

이어 보고서는 “평양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 사이에 중국, 가나, 인도, 멕시코, 스리랑카, 태국, 터키, 우루과이에 1억 달러 이상의 섬유 제품을 수출해 대북제재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후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하면서 나왔다. 미국과 다른 안보리 회원국들은 평양이 구체적인 비핵화 움직임을 보일 때까지 제재를 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이래 평양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유입되는 자금을 중단시키기 위해 대북제재를 만장일치로 시행해오고 있다. 북한산 석탄, 철, 납, 섬유, 해산물 등은 수출이 금지되며 원유와 정제유 제품은 수입이 제한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교활한 속임수에 의해 금융제재가 체계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유엔 보고서는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 중인 미국 정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특히 주목된다.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유엔 주재 북한 대사관은 이 보고서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내놓고 있지 않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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