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대구·청주 등지 아파트 단지 정전...수백 가구 불편 겪어
농협손해보험 "전국 가축 323만 2000여마리 폐사...173억 재산 피해"
오늘도 어제 못지않은 폭염 이어질 듯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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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며 전국적으로 정전 사태가 잇달아 발생했다.

1일 밤 서울과 경기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열대야 속에 고통을 겪었다. 폭염이 지속되며 주민들이 일제히 에어컨과 선풍기 등을 돌리며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전력설비가 이를 당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과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0분께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1시간 40여 분 만에 복구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총 4400세대가 있는데 절반 정도가 정전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대에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도 정전되며 일부 주민들이 엘리베이터에 갇히기까지 했다.

한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정전사고 현장에 나갔던 직원이 선경아파트에도 정전이 발생했다고 듣고 그쪽으로 가 현재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한전이 관리하는 선로가 아니라 단지 내 선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서도 이날 오후 7시께부터 단지별로 전기 차단기가 작동해 전기 공급이 중단이 반복됐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39.6도까지 치솟아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111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경기도에서는 안산시 단원구 한 주택가에서 변압기 과부하로 퓨즈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앞선 오후 7시 25분께 수원시 영통구 한 빌라 앞 전신주 변압기 내 퓨즈가 끊어지면서 빌라 1개 동 4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30분 만에 복구됐다.

오후 8시께 영통구 인근의 한 아파트에서는 자체 설비 고장으로 인해 90가구가 정전됐다가 복구됐다.

1일 오후 8시 45분께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530세대가 사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대구에서도 아파트 900가구가 정전돼 2시간 동안 찜통 속에서 곤욕을 치렀다. 2일 한국전력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1일 오후 8시 50분께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900여 가구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 지원반이 출동해 아파트 측과 함께 긴급복구에 나서 2시간여 만에 전기가 공급됐다.

1일 오후 8시께 충북 청주시 사직동의 한 아파트 단지 3개 동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200여 가구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날 청주시 낮 최고 기온은 38.2도를 찍어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가축과 자동차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전국에서 가축 323만2000여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됐다. 피해 추정 금액은 173억5000만원이다.

폐사 신고는 닭 301만마리, 오리 17만6000마리, 돼지 1만4000마리 등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 11일부터 2주일 동안 폭염 피해 가축의 97%를 차지하는 218만5천마리가 폐사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전라북도 88만1000마리, 충청남도 59만3000마리, 전라남도 54만5000마리, 경상북도 37만9000마리, 경기도 35만4000마리 등이다.

가축재해보험은 약 95%가 농협손보에 가입돼 있다. 가축의 자연재해·사고피해를 보상하는 상품으로, 보험료 50%를 정부가 지원한다. 보험료의 20∼40%를 추가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8월의 첫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111년 기상관측사상 가장 높은 39.6도를 기록한 가운데 목요일인 2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지며 무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이 대체로 맑고 남부 내륙은 오후 한때 구름이 많이 끼는 가운데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4~7도 높아 35도 이상 치솟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아침 최저기온은 22~29도, 낮 최고기온은 32~39도로 전날(1일)과 비슷하거나 더 높을 전망이다. 전날 전국 30여곳이 지역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이날도 곳곳에서 기록이 다시 쓰일 가능성이 높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9도, 춘천 25도, 대전 26도, 대구 25도, 부산 26도, 전주 26도, 광주 26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9도, 춘천 39도, 대전 38도, 대구 38도, 부산 35도, 전주 38도, 광주 37도로 예상된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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