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종전선언은 ‘제2의 6.25전쟁 초대장’이 될 위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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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8.01 09:44:11
  • 최종수정 2018.08.02 10:24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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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여건 전혀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속한 ‘종전선언’에 집착
‘종전선언’, 한국 사회의 안보불감증과 무장해제로 이어질 것
‘국방개혁 2.0’ 국가안보의 근간 흔들 것...악화되는 안보 상황에 경각심 가져야
김영호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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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에 발표된 ‘국방개혁 2.0’은 북한 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군사력만 대폭 약화시키는 납득하기 어려운 방안이다. 특히 군 병력을 그것도 육군만 11만 8천명을 줄이기로 했다는 것은 커다란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정도의 병력 감축은 대규모 전쟁이 끝나고 나서나 이루어질 수 있다.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병력과 국방비 감축이 일어났다. 그런데 현재 한반도 안보 상황은 북한이 여전히 핵무기를 60여개 정도 갖고 있고 재래식 전력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여건만 된다고 한다면 누가 우리 젊은이들에게 오랫 동안 군복무를 시키고 싶어 할 것인가. 이번 방안은 복무 기간도 육군은 21개월에서 18개월로 축소한다고 한다. 이런 기간 단축은 군 복무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맡은 업무와 무기 체계를 숙달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줄 것이다.

북한의 위협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옷을 벗어던진다고 하는 것은 군사 외적인 정치적 판단이 이번 국방개혁 방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여건이 전혀 조성되지도 않았는데 조속한 ‘종전선언’에 집착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군 병력 감축은 종전선언과 관련하여 북한과 중국의 환심을 사려는 조치로 볼 수밖에 없다.

동맹국 미국은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에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나서서 북한이 주장하는 종전선언을 조기에 해야 한다고 맞장구를 치고 심지어 중국에게도 이와 관련하여 협조를 요청한다고 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균열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전략에 휘말려들어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북한이 종전선언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 선언 이후 주한미군 철수, 유엔군 사령부 해체, 한미동맹 해체를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53년 7월 체결된 정전협정은 협정 체결 후 빠른 시일 내에 전쟁상태를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회담을 개최할 것을 명문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54년 제네바에서 미국, 소련, 중국, 한국, 북한 등이 참여한 회담이 열렸다. 여기서 북한을 비롯한 공산권은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와 유엔사 해체를 주장했다. 이런 요구들은 미국과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이었다. 그래서 제네바 평화회담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북한은 똑 같은 주장을 줄기차게 해오고 있다. 북한은 문재인정부 등장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이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평화의 여건이 조성되지도 않았는데 종전을 ‘선언’한다고 해서 평화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종전선언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평화무드와 평화지상주의적 사고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한국 사회의 안보불감증과 무장해제로 이어질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 히틀러가 유럽 국가들을 하나씩 집어삼키며 팽창정책을 추구하고 있었을 때 영국은 평화지상주의와 유화정책에 빠져 있었다. 그런 잘못된 사고가 히틀러의 침략욕을 더욱 부추겨서 제2차 세계대전을 불러오고 말았던 것이다. 섣부른 종전선언은 ‘제2의 6.25전쟁 초대장’이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방개혁과 함께 전작권 전환에 집착하고 있다. 현재 한미연합사를 ‘미래연합군사령부’로 바꾸어서 한국군이 사령관, 미군 장성이 부사령관이 되는 지휘구조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한국 측 방안에 미국 측이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미국 군대가 다른 나라의 지휘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이런 지휘구조를 미국에게 제시하여 억지를 부리는 정부의 자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를 ‘군사주권’ 문제로 선동한 것은 노무현 정부였다. 문재인정부에서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제정치질서는 미국 중심의 패권질서로 재편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나라치고 미국과 군사주권을 공유하지 않은 나라는 하나도 없다. 미국을 포함한 나토 29개국은 모두 미국과 함께 전시작전권을 행사하고 군사작전 계획을 수립하고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과 호주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고 이들 나라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나라의 군사주권이 훼손되었고 이를 되찾아 와야 한다고 국민을 선동하는 나라는 아무도 없다. 미국과 함께 전작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국방비를 대폭 줄일 수 있고 군사작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브뤼셀 나토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국가들에게 국방비를 GDP 대비 2% 이상으로 올릴 것을 강하게 요구한 사실에서 유럽 국가들이 얼마나 미국과의 동맹에서 오는 혜택을 지금까지 누려왔는지 알 수 있다.

문재인정부가 전작권 환수에 집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자주의 논리에 빠져 있거나 아니면 북한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미연합사가 해체되고 한미동맹이 약화된다고 한다면 우리의 국방비 지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늘게 될 것이다. 지금 한국은 GDP 대비 2.3%밖에 국방비를 지출하지 않고 있다. 한미연합사가 해체된다고 하면 그 부담을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전작권 환수를 주장하면서 정부는 차후에 국민이 떠안게 될 재정적 부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와 경제 정책들을 보면 “권력을 가진 자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 한스 모겐소의 말이 생각난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와 안보 정책에서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다. 영국의 액든 경은 “절대 권력은 절대로 타락한다”고 했다. 이번 국방개혁 2.0과 같은 잘못된 안보정책은 국가안보의 근간을 흔들 것이다. 국가안보는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산소와 같은 것이다. 그것이 충분히 공급될 때에는 그 고마움을 모른다. 그러나 산소 공급이 부족해질 때 그 고마움을 느끼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국민이 더욱 악화되는 안보 상황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김영호 객원 칼럼니스트(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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