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익명 관계자 인용 외신보도 내용 확인 못해준다"…靑도 "언급 부적절"
"韓美 공조하 대북 동향 감시중"이라면서도 국민 알권리와 선 그어
한국당 "北 미사일공장 확장, 핵·ICBM생산 反비핵화 행태중 軍 약화조치가 맞나"

북한이 핵물질은 물론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만들고 있다는 정황이 30일자(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보도로 드러난 가운데, 31일 청와대는 물론 군(軍) 수뇌부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1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보도와 관련 내용을 군에서 인지한 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한 외신보도 내용에 대해 우리 군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WP는 미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평양 외곽 산음동에 있는 대규모 연구시설에서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ICBM을 제조하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는데, '익명의 관계자 인용 보도'라는 이유로 군은 국민의 알권리와 선을 그은 셈이다.

노재천 실장은 이어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 군은 한미 공조하에 북한 주요지역에서의 관련 동향들과 활동들에 대해서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여, 군이 '동향을 알고도 밝히지 않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지난 2017년 11월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사진=북한 로동신문)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지난 2017년 11월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사진=북한 로동신문)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 정태호 일자리수석, 김의겸 대변인, 권혁기 춘추관장 등이 '동시 휴가' 중이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비상근무 중인 청와대 역시 이날 WP 보도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분에게 말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북한 쪽 여러 가지 동향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기관에서 유심히 보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비핵화 약속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추궁에 나섰다.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답하라'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북한은 겉으로는 미사일 시설을 파괴하는 쇼를 벌이더니 다른 한편으로는 미사일 공장 확장, 핵 생산능력 유지, ICBM 제조와 같은 반(反)비핵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홍지만 대변인은 "문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이런 가운데 정전협정, 대북 경제협력, 대북 군사력의 상대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일련의 조치를 계속 추진하는 것이 맞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물음에 평화를 반대하는 수구적 태도라는 프레임을 걸려 하지 말라"며 "답을 거부한다면 이는 반현실적 비핵관을 드러내는 것일뿐"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와 국민의 안보가 무엇보다 우선되는 가운데 평화가 병행 추진돼야 한다"고 대북 안보노선 변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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