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브리핑도 휴가지·읽을 책 공개도 없는 3無 휴가···지방 군 휴양시설 이용
대통령과 동시 휴가 피하던 관례 깨고 任실장도 공석, 靑 "업무공백 길어져서"

30일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5일간 여름휴가 일정에 돌입했다.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은 물론 김의겸 대변인, 권혁기 춘추관장 등 주요 참모들도 같은 기간 휴가에 나섰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남아 비상근무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문 대통령의 이번 휴가는 청와대의 사전 브리핑이 없었고, 휴가지도, 휴가 중 읽을 책도 공개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오늘부터 공식적으로 휴가 일정을 시작했다"며 "지방에 있는 군 휴양시설을 이용할 것"이라고만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휴가 기간 경남 진해 해군 휴양소, 지난달 휴가 때는 계룡대 인근 휴양소를 각각 이용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장소는 과거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휴가 시작에 앞서 지난 7월28일 경북 안동 봉정사를 방문한 모습.(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휴가 시작에 앞서 지난 7월28일 경북 안동 봉정사를 방문한 모습.(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휴가지 비공개 등으로 순수한 휴식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휴가에 앞서 지난 28일 경북 안동 봉정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두 해째 여름휴가지로 군 휴양시설을 택한 것은 대통령 경호 문제 때문에 장소 선정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휴가에서 이례적인 것은 임종석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과 같은 기간 자리를 비운다는 점이다. 국정 전면에 나서는 게 아닌 '대통령의 그림자'로서 일했던 과거 비서실장들은 대통령 휴가 기간을 피해 별도로 휴가를 잡았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교대로 휴가를 가면 오히려 업무 공백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대통령 휴가가 끝나면 다음 주부터 공석인 비서관 인사들을 차례로 발표해야 하는 상황 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2003년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가 개방된 이후 대통령들은 관저나 군 휴양시설에서 주로 휴가를 보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첫 해 대전 군 휴양소를 찾은 이후 관저에서 조용히 휴가를 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첫 해를 제외하고는 청와대를 떠나 지방에서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저도를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을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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