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복 입으면 섹시하냐" "무슨 의미인지나 알고 입었나" 국민은 '분노 폭발'
6.25·제2연평해전·천안함폭침·연평도포격 조목조목 짚어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스라엘-독일 관계와 대조하며 "일본 그리 혐오하면서 북한은 멋지냐" 지적
반대 측은 "패러디에 불과하다"거나 "누가 옷이 멋지댔냐" 반응

유명 가수가 6.25 전쟁 침략주체인 북한 인민군복 의상으로 출연한 뮤직비디오와, 그에 대해 "섹시 카리스마 폭발"이라며 무분별하게 찬양하는 일각의 행태를 두고 상당수 국민 사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침략 가해자인 동시에 전후(戰後) 체제 경쟁에서 몰락한 북한 정권과 인민군은 한국에 있어서는 '전범(戰犯)'에 다름없는 존재로, '인민군복 코스프레'를 찬양한는 건 유대인이 '인종청소 가해자'인 옛 독일 나치군복 코스프레를 즐기는 격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인터넷 언론 '인사이트'는 지난 27일 "승리 신곡 뮤비서 제복 입고 '섹시 카리스마' 폭발시킨 위너 민호"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YG엔터테인먼트 측이 '빅뱅' 소속 가수 승리의 서브타이틀곡 'WHERE R U FROM' 뮤직비디오 공개 소식을 전하면서 "피처링을 맡은 아이돌 그룹 '위너' 멤버 송민호가 뮤직비디오에 등장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조명했다.

사진=인사이트 홈페이지 기사 캡처
사진=인사이트 홈페이지 기사 캡처

인사이트는 "송민호는 북한 군인의 제복을 입고 등장했다"며 "슬림한 몸매로 제복을 완벽하게 소화한 그는 우월한 핏을 자랑하며 섹시미를 분출했다"고 적극 홍보했다.

한술 더 떠 "제복 입은 송민호의 모습에 팬들은 '제복핏 진짜 완벽하다', '코디님 절 받으세요', '너무 섹시해'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는 서술도 덧붙였다.

매체가 자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관리자가 "카리스마 미쳤다"라는 찬양조의 언급을 덧붙여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인사이트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 캡처
인사이트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 캡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이 기사를 접한 한 네티즌은 "지금 이거 잘생겼다, 뭐다 하는 사람들은 다 폰 끄고 노트북 덮고 태극기 보면서 반성해라"라며 "지금 북한군복 보고 멋지다고? 미쳤느냐?"고 댓글을 달았다.

또한 "6.25 때 수많은 민간인, 수많은 국군이 저 옷을 입은 괴뢰군한테 잔혹하게 죽어갔다"며 "(제2)연평해전 때 대한민국 해군이, 연평도 포격 때 민간인이, 천안함 폭침 때 해군이 저 옷을 입은 사람들에 의해서 죽어갔다"고 조목조목 북한 정권의 만행을 짚었다.

특히 옛 일제에서 사용한 욱일기와 비슷한 상징만 눈에 띄어도 전범기(戰犯旗) 논란을 일으키곤 하던 한국 언론·여론 환경에 '둔감한' 반응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지적도 나왔다.

이 네티즌은 "이스라엘은 독일이 사과하기 전에 독일차는 타지도 않았다"며 "일본은 그렇게 혐오하면서 왜 북한은 멋지다 XXX하나? 뇌 없느냐"고 일갈했다. 

그의 댓글은 260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추천을 받아 문제의 기사에 대한 '추천수 최다' 댓글로 노출되고 있다.

승리의 'WHERE R U FROM' 뮤직비디오는 그룹 '위너'의 송민호가 북한 인민군복을 멋드러지게 입은 모습과 함께, 또 다른 출연자가 국군 헌병복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하고 있는 모습을 한 컷에 담기도 했다.(사진=인사이트 홈페이지 기사 캡처)
승리의 'WHERE R U FROM' 뮤직비디오는 그룹 '위너'의 송민호가 북한 인민군복을 멋드러지게 입은 모습과 함께, 또 다른 출연자가 국군 헌병복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하고 있는 모습을 한 컷에 담기도 했다.(사진=인사이트 홈페이지 기사 캡처)

100명 가까운 이용자들의 추천을 받은 다른 댓글은 "그냥 뮤비 컨셉이네 하는 사람들은 참 기본적인 안보의식이 결여된 듯하다"며 "하겐크로이츠(나치군 문양)나 욱일승천기같은 전범기가 나와서 욕 먹은 연예인들은 그럼 괜히 욕먹은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간접적으로 인사이트 기사의 헤드라인을 접한 국민들도 "북한군복 입으면 '섹시 카리스마'가 되냐", "정 떨어진다", "뭐지 인민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거냐", "왜 하필 북한군복을 섹시 컨셉으로 써야하나?", "이제 막 나가는구나?", "아무리 유행을 따라간다고 하지만 인민군복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나 입었는지 모르겠다. 좌파들이라면 집이나 소속사 찾아가서 난리를 (부렸을 것)"이라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패러디에 불과하지 않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었다. 송민호 팬들은 "사람들이 패러디도 몰라보고 뮤비 내용 해석도 안 해보고 제복 하나 나왔다고 왈왈(개 짖는 소리 묘사)거리네", "누가 옷이 멋지댔냐. 송민호가 핏 좋게 옷 입는 게 멋있다고 한 거지"라고 '인민군 코스프레 찬양' 논란과 애써 거리를 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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