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kg 쌀 한 가마니 17만7052원...1년 전에는 12만8500원
文정부, 출범후 '가마니당 17만원' 내걸고 쌀비축 확대
정부 "쌀값 안정 위해 다음달부터 비축미 시중에 풀겠다"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사실 드러나면서 일각에서 "석탄과 쌀 바꾼 것 아니냐" 의혹 제기
文대통령 "북한 광물과 우리 쌀 바꾸면 좋겠다"고 했던 과거 발언 재조명

최근 국내 쌀값이 이상할 정도로 폭등하고 있어 그 배경을 둘러싸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80kg짜리 쌀 한 가마니의 가격은 17만7052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2만8500원)보다 37%(4만8552원)나 올랐다. 쌀값이 이처럼 단기간에 이상(異常) 급등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정부는 쌀값이 급등하는 이유를 현 정부 출범 후 농민 수익 증대를 위해 고미가(高米價) 정책을 추진, 쌀 비축을 늘린데다 벼재배 면적도 줄어들면서 수요에 비해 시중에 공급되는 쌀의 양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부와 농민단체가 내세웠던 쌀 목표가격은 한 가마니에 17만원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값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된 쌀을 다음달부터 일부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쌀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체 물가까지 끌어올리자 시장에 풀려야 할 물량을 과도하게 걷어들인 정부의 고미가 정책에 배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가 작년 9월 수확기 쌀값을 올리려 매입한 햅쌀은 72만t으로, 전년(69만t)보다 3만t 많았다. 작황 부진에 따른 생산량 감소분까지 감안하면 시중에 풀린 쌀이 25만t 이상 줄어든 셈이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61.8㎏·2017년 기준)을 감안하면 400만 명이 1년치 먹을 양이 한꺼번에 사라진 것이다.

한 가마니에 대체로 12만 원대를 유지했던 쌀값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작년 6월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해 8월에는 13만원대를 돌파했고 최근에는 17만원을 넘어 18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쌀값은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同期) 대비 26.4%나 올랐다. 1981년 상반기 34.8% 오른 이후 3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통계청은 "작년 쌀 생산량은 재배 면적 감소, 정부의 적정 생산유도 정책 영향으로 전년보다 5.3% 줄어든 397만2000t에 그쳐 198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하며 '공급 부족'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쌀값이 폭등하면서 올해 상반기 곡물값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8% 올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2011∼2013년 상반기 6∼10%대 상승률을 유지하던 곡물값은 2014년 마이너스로 전환한 이후 작년까지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는데 올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이던 작년 2월 농민들과 만나 국내 쌀 재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의 광물과 우리 쌀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또 북한 석탄이 국내에 들어온 사실이 최근 확인되면서 일각에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가 북한 석탄을 들여오고 대신 우리 쌀을 북한에 보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탈북자 출신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 원장은 지난 27일 PenN(펜앤드마이크)뉴스에 출연한 "북한이 내년부터 배급을 정상화할 예정"이라며 "1990년대부터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쌀 배급을 정상적으로 못했던 북한이 내년부터 1인당 700g의 쌀을 배급할 것이라고 한 것은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북한 주민들도 쌀이 없어서 배급도 못했는데 갑자기 어디서 쌀이 생겨서 배급을 정상화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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