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타도' 주장은 가부장 아버지와 갈등의 발현 아니었나 … 부모가 건설한 국가 부정
무식한 마르크스주의자 운동권 세대, 교단 장악 … 대한민국 현실 암울한 이유
운동권 교수·교사, 제자세대까지 모두 사라진 30년 뒤에야 대한민국 정상화 될 듯

백기영 씨.

큰딸! 아빠~오늘 아침에는 우리 큰딸이 좋아하는 양배추쌈을 반찬으로 준비했단다. 물론 우리 큰딸은 맛있게도 냠냠~ 고3인 우리 큰딸의 공부열은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인데 입맛만 고3인 큰딸 때문에 매일 아침식사를 챙겨야 하는 아빠의 고민이 장난이 아니란다. 아! 이런 얘기하려는 게 아니고. 아빠가 어제, 아빠 사업과 관련하여 연륜과 경제 지식을 지니고 계신 분을 만나서 사업 얘기에 앞서, 점심식사를 하며 세상 얘기를 잠시 나누게 되었는데 아빠의 의견을 이렇게 모아 드려봤단다.

"저 역시 80년대 학번이지만 저희 세대는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날이 새면, 눈만 뜨면 거리로 나가 독재 반정부 투쟁을 한답시고 부모님 노고 즉 세금으로 만들어진 보도 블럭을 깨서, 동료들이었던 전경들을 향해 던지고 학기 중에 수업을 진행하려는 교수님들을, 독재 투쟁을 막으려는 정부 앞잡이냐는 식으로 겁박해서 수업을 틀어막았지요. 더우기, 7,80년대의 산업화까지도 자본주의자들의 수탈 수단이라며…헌데 이제 되돌아보니, 모든 것이 무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독재 타도라는 것이, 아버지를 중심으로 꾸려가던 당시의 가부장적 가정이란 틀에서 비롯된 우리가, 국부장적 독재 제도를 깨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가정부터 깨야 했던 건 아닌지? 물론, 당시 어깨 넘어로 볼 수밖에 없었던 이념주의, 공산주의 서적에 대한 정부 탄압 때문에 다양한 이념에 대한 공부나 평론이 이루어지지 않아 뒷골목 어둔 곳에서 뒷돈을 쥐어주고 본 외국의 섹스 책같이 획일적이고 말초적인, 그렇게 얼마되지 않은 이념 서적들에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저희 세대며, 그 세대가 지금 국가의 중추적인 계층이란 것이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서, 대한민국의 7,80년대 이념 서적에 있어서는 중국의 진시황이 벌였다는 분서갱유(焚書坑儒)와 비슷한 금서갱유(禁書坑儒)로 인해 저희 세대는 다양하지 못한, 무식한 이념주의자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문제지요. 더우기, 그런 무식한 이념주의자들인 저희 세대가 교단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의 대한민국을 더욱더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일 것입니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물리적 풍요의 태동에서 비롯된 막스 베버의 사회주의가 칼 마르크스의 급진적 이념으로 발전하여, 결국은 공산주의 이념을 낳게 되는데 이 때까지의 공산주의는, 산업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생산물을 모두가 풍요롭게 공유하는 데 있어서 공유의 가치 기준을, 어떤 사회적 구조로 받아드려야 하느냐는 아젠다를 던져놓았는데 생산의 풍요는 커녕, 빈부 격차와 서민의 굶주림이 심각했던 러시아에서 최초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났다는 것이 아이러니였습니다.

결국 나눌 건, 니콜라이 황제 가문에서 빼앗은 권력밖에 더 있었겠는지요? 공산주의는 그렇게 권력 투쟁의 이념으로 세속화되었다는 게 제 견해입니다. 공산주의는 최종 자본주의를 대체하는 단계로써, 자본주의로부터 만들어질 사회주의에서 기어코 비롯될 프롤레타리아에 대한 계급 억압이 차츰 약해짐에 따라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공산주의로 발전할 거라는 전제로 만들어진 이론인 것을 간과했던 것이죠. 20세기 후반 들어서 소련, 중공마저 포기해서 러시아로 중화민국으로 변신을 시도했는데,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이라는 조직 사회는 벌어놓은 것 없이 나누자는데, 뭘 나누자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말끝을 흐리는 아빠에게, 잠시 텀을 두었다가 이렇게 묻더구나. "그럼 백사장이 봤을 때, 우리나라는 언제쯤 이 암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말문이 잠시 막혀있던 아빠가 어렵게 얘기했단다.

"저희 세대가 가르쳤던 세대까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30년 이상이 걸릴 거라고, 극단적인 생각도 합니다. 저희 세대가 지금 이 순간 깨우쳐 일어날 수 있다고 해도 10년 이상이 걸릴 텐데요. 아마 그 전에 대한민국이란 국가는 원시 난민 촌락으로 바뀌어 있겠지요." 

어제, 아빠만의 판단으로 끝났으면…아빠가 10년, 30년 뒤의 모습이…큰딸 승요에게

백기영(55·개인사업)bkyou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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