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글로리ㆍ스카이엔젤호 이어 신성하이ㆍ그레이트 스프링호도 北석탄 운반 후 한국에 입항한 것으로 드러나
그레이트 스프링호, 작년 8월 北석탄 실은 뒤 베트남, 중국 들러 국내 3차례 입항
VOA "한국 대북제재에 구멍 뚫렸다"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 북한 남포에 기항한 ‘신성하이’ 호(녹색으로 표시된 선박)가 같은 해 10월27일 포항신항 제8부두 인근에 정박한 모습. 자료=마린트래픽(MarineTraffic), VOA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 북한 남포에 기항한 ‘신성하이’ 호(녹색으로 표시된 선박)가 같은 해 10월27일 포항신항 제8부두 인근에 정박한 모습. 자료=마린트래픽(MarineTraffic), VOA

지금까지 북한산 석탄을 국내에 반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기존에 알려진 두 척에서 네 척으로 늘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27일 벨리즈 선적인 '신성하이호'와 파나마 선적인 ‘그레이트 스프링호’가 북한산 석탄을 국내에 반입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북한산 석탄 운송에 가담한 뒤 한국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진 선박은 이미 석탄 반입 사실이 확인된 리치글로리호와 스카이엔젤호 외에도 신성하이호와 그레이트 스프링호가 포함돼 총 4척으로 늘어났다.

VOA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항구에 두 차례 정박했던 ‘신성하이(Xin Sheng Hai)호’는 올해 초 한국정부에 의해 억류되기 전까지 최소 세 차례 한국 항구를 드나들었지만 한국정부로부터 제지를 받지 않았다.

마린트래픽을 통해 벨리즈 선적인 신성하이호의 지난 1년 간 운항기록을 살펴본 결과 이 선박은 지난해 10월 포항, 부산, 인천항에 입항 기록을 남겼다. VOA는 “일 년 이내 북한이 기항한 제3국 선박의 한국 입항을 전면 불허한 한국정부의 독자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대북제재에 구멍이 뚫렸다”고 지적했다.

마린트래픽의 기록에 따르면 신성하이호는 지난해 8월 31일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실은 후 다음달 27일 베트남을 캄파 항으로 운송했다. 이후 중국 장자강항에 들른 뒤 10월 10일 인천에 입항했다.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도쿄 MOU)의 자료에는 신성하이호가 당시 인천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하이호는 인천에서 약 나흘을 머문 뒤 중국으로 이동했다. 이후 10월 21일과 27일 각각 부산과 포항에 입항했다. 마린트래픽 기록에 따르면 당시 신성하이호가 정박했던 곳은 인천 북항의 한 부두였으며, 부산에서 감천의 부두, 포항에선 제8부두와 인접한 곳이었다.

‘신성하이’ 호(녹색으로 표시된 선박)가 지난해 10월13일 인천 북항의 한 부두에 정박한 모습. 자료=마린트래픽(MarineTraffic), VOA
‘신성하이’ 호(녹색으로 표시된 선박)가 지난해 10월13일 인천 북항의 한 부두에 정박한 모습. 자료=마린트래픽(MarineTraffic), VOA

VOA는 “북한에 두 차례 드나든 데다 불법으로 석탄까지 실어 나른 선박이 세 번이나 한국에 입항했다”며 “물론 신성하이호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상태로 북한에 입항해 한국정부가 북한 입항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는 한국정부가 북한을 기항한 제3국 선박의 한국입항을 불허한다는 자체 대북제재 규정을 이행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 북한산 석탄을 실어 나른 이후 네 번째로 신성하이호가 한국을 찾았을 때 한국정부는 선박을 억류했다. 한국정부가 당시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제재 이행보고서에는 신성하이호가 북한산 석탄 운반에 관여했고 선박의 고유식별번호(IMO)를 세탁했다고 명시됐다.

VOA는 또 유엔 안보리가 북한산 석탄 환전에 가담했다고 지목한 또 다른 선박도 한국을 드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파나마 선적인 ‘그레이트 스프링호’는 지난해 7월 11일 러시아 나홋카항에서 북한산 석탄을 싣고 같은 해 7월 18일 이 석탄을 중국 톈진으로 운송했다. 마린트래픽 기록에 따르면 그레이트 스프링호 지난해 8월 3일부터 올해 3월 24일까지 포항과 평택, 인천, 부산에 총 21차례 입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이트 스프링호는 2월 22일 한국에서 안전검사까지 받았지만 억류되지 않았다. 이 선박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러시아도 자유롭게 드나들었지만 마찬가지로 제지받은 기록은 없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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